“규제 혁파!”
26일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빨간색 권투글러브를 낀 팔을 힘껏 치켜올리면서 이렇게 외쳤다. 국무조정실 한 직원으로부터 글러브를 선물받고, 함께 ‘어퍼컷 세리머니’를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글러브를 끼면서 “이거 하니까 선거운동하는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지난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은 홍수환 씨로부터 비슷한 글러브를 선물받은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은 팔을 아래에서 위로 움직이며 “경제조정실 파이팅”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임명장 수여식이 끝나고 윤 대통령이 아쉬운 듯 “임명장에 이름 좀 잘 쓸걸”이라고 말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전체 사진을 찍기 전 참석자들이 경직된 표정을 짓자 윤 대통령은 “선거라면 웃음이 그냥 나올걸”이라고 다시 농담을 던졌고, 분위기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윤 대통령은 방망이를 한 번 휘둘러보고는 “감사하다”고 했다. 방망이를 선물한 직원은 “(윤 대통령이) 야구를 좋아하신다고 들었다”며 “국정운영 홈런을 치시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점심은 2030세대 공무원들과 함께했다. 낮 12시께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30 공직자 대통령을 만나다’ 행사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6개 테이블을 돌며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모두발언에선 “정부를 인수하면서 걱정도 많이 했는데 여러분을 보니까 걱정 안 하고 다리 쭉 뻗고 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소신껏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제가 밀어드리면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하는 이런 손님들을 배에 잘 모시고 아주 즐겁고 안전하게 멋진 항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책 《90년생 공무원이 왔다》를 선물 받기도 했다. 각 부처 1990년대생 직원들이 자신의 직무상 경험을 수기로 작성해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책이다. 윤 대통령은 책을 살펴보다 ‘건배사’ 부분을 발견한 뒤 “난 건배사는 별로 안 좋아해. 건배사를 하면 술 마실 시간이 줄잖아”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엔 질병관리청을 방문해 코로나19 감염병 위기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방역에 한 치의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절대로 정치 논리가 전문가의 의견이나 과학적 접근에 우선하지 않도록 저희도 철저하게 원칙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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