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사들의 부진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외부 자금 수혈에 의지해 사업을 하는 특성상 금리 상승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현금 창출 능력이 있는 전통 제약사, 바이오시밀러, 의료기기 관련주는 추천 업종으로 꼽혔다.
27일 신한금융투자는 하반기 헬스케어 업종 투자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증권사는 신약개발주의 경우 하반기에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도 바이오주의 투자심리가 하반기에도 개선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기관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신약개발사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고 투자하기에는 아직도 위험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금 창출능력이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한금융투자는 바이오시밀러 관련주는 반등에 나서고, 의료기기·미용 업체들은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제이시스메디칼, 루트로닉, 덴티움 등 의료기기 관련주와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 대웅제약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제이시스메디칼과 루트로닉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미용 수요가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리오프닝으로 의약품 수요가 증가하고, 보톨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해외 수출이 속도를 내면서 실적 개선이 점쳐진다.
운용업계에서는 빅파마(대형 제약사) 투자를 권유했다. 화이자, 일라이릴리, 머크 등 빅파마는 미국 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의약품은 경기 침체가 와도 소비해야 하는 필수 품목”이라며 “가격 전가력이 높아 물가 상승 국면에도 현금 창출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빅파마의 시장 지배력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빅파마들은 코로나19 사태 때 백신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주가가 급락한 중소형 바이오사들을 인수해 몸집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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