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하는 그들은 누구인가. 아마도 분유를 먹일 아이가 없는 이들일 것이다. 3개월 전에 암호화폐를 모두 팔아치운 이들, 집을 사거나 돈을 빌릴 일이 없는 이들, 폭락한 주식을 들고 있지 않았던 이들, 자동차를 운전하지 않는 이들, 물가가 오른 만큼 임금이 인상된 이들…. 그들에겐 경제 여건이 꽤 좋아 보일 수 있다.
물론 낙관적인 이들의 숫자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퀴니피악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80%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별로 좋지 않다”거나 “나쁘다”고 평가했다.
19%의 미국인이 경제 상황에 만족한 이유가 있다. 미국 경제는 코로나19가 촉발한 불황의 늪에서 다른 국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빠져나왔다. 실업률은 역대 최저치에 가깝다. 주택 소유자들은 팬데믹 이전보다 30%가량 더 부유해졌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낙관론자들은 곧 실망하게 될 것이다.
30년 이상 미국 경제는 특정 패턴에 익숙해졌다. 경기가 확장하면 미국 중앙은행(Fed)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 이는 신용압박과 재고 과잉으로 이어져 경기침체를 촉발한다. Fed는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자산 매입을 통해 양적완화란 설탕을 추가로 공급한다. 곧 수요를 다시 움직이는 충분한 유동성이 풀린다.
최근 네 차례의 침체기가 그랬다. 1990~1991년의 신용경색 불황, 2000~2001년의 닷컴버블, 2007~2009년의 금융위기, 2020년의 코로나19로 인한 짧은 경기침체가 비슷했다. 경제와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 Fed가 구제해줄 것이란 위안, ‘Fed 풋’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모두 인플레이션율이 낮았기에 가능했다. Fed는 급격한 수요의 증가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란 우려 없이 공격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있었다.
재정 정책은 도움이 될 여지가 거의 없다. 2007년 마지막 리세션이 시작된 이후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두 배로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 부양책은 물가를 더욱 자극할 것이다. 수십 년간 지속된 디스인플레이션은 무모한 재정과 통화 확대를 가속화했다. 이제 그 비용을 치러야 할 때가 왔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Rescue From Recession Won’t Be So Easy This Time’을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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