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이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을 비판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구역질 난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재명 측 "이준석, 무식하면 용감하다"
이 후보 측 김남준 대변인은 28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는 이 후보의 김포공항 공약은 '망언'이라며 수도권 서부 대개발을 꿈꾸는 국민의 바람을 짓밟았다"며 "선무당이 사람 잡고 빈 수레 요란하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는데, 이 대표가 주장하는 것은 교통정책의 ABC도 모르는 낯 뜨거운 주장"이라고 했다.김 대변인은 "인천공항으로 연결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D Y 노선을 추진해 서울에서 인천공항까지 빠르게 이동하게 될 것"이라며 "강남에서 김포공항을 가는 시간보다 인천공항에 가는 시간이 더 단축돼 제주 관광을 위한 접근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규제로 발전 기회조차 잡지 못했던 수도권 서부를 개발해 서울 강남을 넘어서는 도시로 만들어 보려는 것"이라며 "거짓투성이 선동으로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들어놓는 이준석식 '아니면 말고' 비방이 구역질 난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경기 김포시 경인 아라뱃길 아라마린센터 광장에서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정책 협약을 맺고 김포공항의 인천공항 이전·통합과 계양·강서·김포를 아우르는 수도권 서부 대개발을 약속했다.
협약서에는 서울지하철 9호선을 계양 중심부까지 연장하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D 노선을 Y자 노선으로 추진해 서울과 인천공항 간 거리를 단축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후보는 "(김포의) 많은 분이 소음 피해를 겪고 있고, 인천국제공항과 대체 공항도 인근에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며 "김포공항을 이전해 인천 계양과 경기 김포, 서울 강서 일대 수도권 서부를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준석 "무제한 토론해보자…여당 대표 박살 낼 기회"
이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인사들은 '섣부른 공약'이라는 취지로 이 후보 집중 공세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인천시 계양구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제주도에 있는 사람을 아무 생각 없이 계양 선거 때문에 끌어들였다"며 "제주도민도 제주 관광을 말살하려는 섣부른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심판하길 바란다"고 했다.이 대표는 페이스북에도 "민주당은 아무리 봐도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서울시장 후보와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콜라보'로 뜬금포 공약을 내고 제주도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집단 멘붕 같다"고 적었다.
또 "진짜 제정신이 아닌 보궐 후보 하나 때문에 전국 항공 정책이 다 무너지게 됐다"며 "이 후보의 무지한 공약 때문에 김포와 울릉 수요가 90% 이상일 것으로 보이는 울릉공항도 성공적인 운영이 어렵게 되는 것 아니냐고 울릉도 지역에서도 당원들이 연락이 온다"고 했다.
이 후보 측이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토론해보자"며 "이 후보가 그렇게 당당하다면 저랑 이 후보랑 김포공항 이전 공약의 현실성과 장단에 대해서 무제한 토론을 하자"고 했다.
그는 "여당 대표를 토론에서 박살 내고 못다 한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역할을 해서 전국 선거 분위기를 띄울 절호의 기회"라며 "지정하는 장소에서 지정하는 시간에 제가 가겠다"고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도 전날 서울 도봉구 창동역 유세 현장에서 "생각나는 대로 '막 공약'을 막 내놓는다"며 "서울 동부·북부 권역에 사는 분들은 어떻게 하라고 멀쩡한 공항을 폐쇄하고 인천공항으로 옮겨서 합친다고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판단력에 좀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아무리 선거에서 이기고 싶고 불리한 것을 극복하고 싶어도 그렇게 선거를 치러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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