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세주택은 주변 전세 보증금 시세보다 20% 이상 저렴하게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서울에선 대부분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급하며, 매년 1~2회 청약을 받는다. 청약통장을 쓰지 않아 입주 후에도 신규 분양 아파트에 자유롭게 청약할 수 있다. 설계부터 시공, 마감까지 일반 공급분과 같은 건설사가 시공한다. 한 단지에 일반 분양 가구와 섞여 생활한다. 전세금 반환에 대한 우려도 없다.
장기전세주택에 청약하기 위해서는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면서 면적별로 가구당 일정 소득, 부동산, 자동차 기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은 면적별로 소득 조건, 거주지, 청약종합저축 가입 횟수 등에 따라 청약 순위가 결정된다. 전용 85㎡ 초과 주택은 청약종합저축 예치금액과 가입기간에 따라 선정된다. 우선공급 대상은 3자녀 이상 가구,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70% 이하다. 특별공급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다.
다만 전셋값이 오름에 따라 장기전세주택 보증금도 오름세다. 최근 청약을 받은 SH의 제41차 장기전세 모집공고를 살펴보면, 서초구 우면동 ‘네이처힐’(409가구) 전용면적 114㎡ 보증금은 7억9500만원이다. 지난해 8월 공고한 제40차 보증금(5억9625만원)에 비해 1억9875만원 늘었다. 같은 단지 전용 84㎡ 역시 5억1000만원에서 6억6375만원으로 1억원 이상 올랐다. 구로구 개봉동 ‘개봉푸르지오’(978가구) 전용 59㎡ 전셋값은 3억3750만원으로 같은 기간 7650만원 올랐다.
고준석 동국대 법학대학원 겸임교수는 “주거 취약 계층의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지만 보증금이 비싸 사실상 문턱이 높다”면서 “시세에 비해서는 주거 비용이 저렴하고, 청약통장을 쓰지 않기 때문에 내집 마련을 준비하는 무주택자들에게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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