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클라우드는 글로벌 1위 사업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도 못 하는 분야입니다. 지금보다 열 배 이상 커질 AI 시장 선점에 나서겠습니다.”
지난 27일 서울 강남 논현동 본사에서 만난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사진)는 “AI 클라우드로 글로벌 수준의 디지털 전환(DX) 사업 경쟁력을 갖춰 2026년까지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KT클라우드는 KT가 지난 4월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부문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리해 설립한 회사다. 초대 대표를 맡은 윤 대표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AI 클라우드.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에 AI를 접목하려는 과정에서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인프라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KT클라우드는 AI 클라우드 시장에서 세계 최초의 종량제 모델인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윤 대표는 “HAC는 GPU 인프라를 필요한 만큼만 빌려 쓸 수 있는 서비스로 기업들의 AI 플랫폼 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며 “아직 어떤 글로벌 사업자도 대규모 GPU 종량제 서비스를 선보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약 8600억원으로 추산되는 공공 클라우드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이어가는 것도 KT클라우드의 목표 중 하나다. 정부는 2025년까지 행정·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윤 대표는 “향후 5년간 IDC를 3~4곳 추가, 100㎿(메가와트)를 더 확보해 수요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며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현지 기업들과 IDC 구축을 논의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표는 KT에서 분사하면서 행동반경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벤처기업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전용 AI 반도체 칩을 개발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제공하는 ‘AI 풀스택’ 사업자로 발돋움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올해 직원 수를 300명에서 650여 명으로 늘리는 등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업공개(IPO)와 관련해선 당장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상장 시점은 2~3년 뒤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측정을 위해 1000억원~5000억원 정도의 외부 투자를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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