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銀 '8兆 개인고객' 유치 나선 은행들

입력 2022-05-29 17:20   수정 2022-06-07 15:30

시중은행들이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씨티은행의 개인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일부 은행은 대출 중도 상환 해약금 지원과 각종 수수료 면제 혜택까지 내세우며 씨티은행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자산관리(WM) 부문에선 씨티은행 출신 프라이빗뱅커(PB) 영입을 통한 고액자산가 고객 유치전도 벌어지고 있다.

치열한 씨티 빈자리 경쟁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자사 고객 중 씨티은행 계좌를 보유한 고객에게 “씨티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금융상품을 옮기면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는 안내 문자를 보냈다. ‘씨티 케어 서비스’라는 이름까지 붙여 씨티은행에서 받은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신한은행으로 갈아타면 중도 상환 해약금과 인지대 면제 혜택을 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대여금고를 옮기는 고객에게는 대여금고 임차보증금과 수수료 면제 혜택도 제공한다고 했다. 씨티은행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자동이체 거래도 신한은행의 모바일 뱅킹 앱 신한쏠(SOL)을 통해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고 신한은행은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씨티은행 고객 모시기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각 영업점 단위로 다양한 혜택을 앞세워 씨티은행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도 씨티은행 고객 대상으로 추가적인 혜택 제공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씨티은행 이용 고객이 우리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변경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 중”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 씨티은행의 개인 고객 예수금은 8조464억원이다. 법인을 포함한 전체 예수금(23조2226억원)의 34.6% 규모다. 지난 3월 말 기준 이 은행의 가계자금 대출 규모는 11조3254억원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다른 은행과 거래하던 고객을 끌어오기는 쉽지 않다”며 “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철수로 오랜만에 시중은행들이 다른 은행 고객 영입 전쟁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씨티 출신 PB 앞다퉈 영입
씨티은행은 지난해 10월 이사회 결의를 거쳐 국내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지난 2월 15일부터는 소비자금융사업과 관련한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신규 계약 체결도 중단했다. 직원 2100여 명에 대한 희망퇴직 절차도 지난달 마무리됐다.

시중은행들은 씨티은행에서 퇴직한 WM 전문가들을 앞다퉈 영입하고 있다. ‘자산관리 명가’로 불렸던 씨티은행 출신 PB를 수혈해 이들이 관리하던 VIP 고객과 최상위 자산관리 노하우를 한꺼번에 확보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은 씨티은행 PB 20명 이상을 영입한 데 이어 지난 25일 서울 서초동에 초고액 자산가 특화점포인 ‘TCE시그니처센터’ 문을 열었다. 이곳엔 씨티은행 출신이자 우리은행 영업점 최대 규모인 13명의 PB를 배치했다. 국민·하나·SC제일은행 등도 씨티은행 PB들을 수혈해 주요 WM센터에 배치했다. 고액 자산가를 고객으로 하는 WM 사업의 수익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소비자금융에서 철수한 씨티은행은 기업금융에 역량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씨티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기업의 해외 영업 및 투자 사업에 함께 참여해 이익을 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소비자금융 철수 여파로 당분간 실적 부진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0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482억원)보다 16.8% 감소했다.

박상용/이인혁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