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27·사진)가 세계적인 권위의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30일 금호문화재단에 따르면 양인모는 지난 29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폐막한 시벨리우스 콩쿠르 결선에서 5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특별상인 현대작품(마그누스 린드베리 위촉곡 ‘카프리스’) 최고 해석상도 수상했다. 2위는 미국의 네이선 멜처, 3위는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우도비첸코가 각각 차지했다.
핀란드 국민 작곡가 시벨리우스(1865~1957)의 이름을 딴 이 콩쿠르는 만 30세 이하의 바이올리니스트를 대상으로 5년마다 헬싱키에서 열린다. 1965년 제1회 대회 우승자인 올레그 카간을 비롯해 빅토리아 뮬로바,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세르게이 하차투리안 등 거장들을 배출했다. 한국인 연주자로는 신지아가 3위, 백주영이 4위에 올랐고, 2015년 대회에서 정경화의 제자인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텔 리가 우승했다.
이번 대회는 당초 2020년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 늦게 열렸다. 모두 240명이 지원해 6명이 결선에 올랐다. 양인모는 지난 27일 헬싱키 필하모닉과 닐센의 바이올린 협주곡, 29일 핀란드 방송 교향악단과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해 1위에 올랐다. 1위 상금 3만 유로(약 3760만원)와 특별상 상금 2000유로를 받았고, 부상으로 사카리 오라모가 지휘하는 핀란드 방송 교향악단, 오스모 벤스케가 지휘하는 헬싱키 필하모닉과 협연의 기회가 주어진다. 1772년산 지오반니 바티스타 과다니니 튜린 바이올린도 최소 1년간 임대받아 사용하게 된다.
2008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양인모는 2015년 파가니니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새로운 세대의 가장 재능 있는 젊은 현악 거장’으로 꼽혔다. 프랑스 국립 교향악단,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취리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덴마크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리치몬드 심포니 오케스트라, 카를로 펠리체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로 2019년 파가니니 ‘24개의 카프리스’ 전곡 연주 실황 앨범, 지난해 ‘현의 유전학’ 앨범을 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을 거처 독일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