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LG CNS 사장(사진)이 지난 27일 고려대에서 열린 기업인 모교 특강에서 “자신의 직업에서 남들과 차별화된 역량을 갖춘 고수가 된다면 어디에 있든 가는 길마다 꽃길이고 비단길”이라고 강조했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인재들이 모여야 혁신이 이뤄진다고도 했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의 초빙으로 성사된 이날 강의에서 김 사장은 ‘핵심 인재’라는 단어를 30번 이상 강조했다.
그는 회사 경영의 제1원칙으로 “핵심 인재만이 최고의 혁신을 할 수 있다”는 명제를 꼽았다. 현재 정보기술(IT)업계는 인력 수요에 비해 능력 있는 지원자가 턱없이 부족해 ‘인재 모시기 전쟁’이 한창이다. 김 사장은 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인력 운영 메커니즘을 완전히 뒤바꿨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제도가 ‘역량급제’다. 연공서열 대신 주기적인 테스트로 평가한 직원 능력이 승진과 보상의 기준이다. 김 사장은 “직원들 각자의 실력이 다르기 때문에 출발점도 다를 수밖에 없다”며 “이런 이유로 LG CNS에는 초봉이라는 개념이 없다”고 소개했다.
MCU(My Career Up) 제도 확립도 김 사장의 작품이다. MCU는 직원 본인이 희망하는 조직에 지원한 뒤 면접을 통해 자리를 옮기는 제도다. 김 사장은 “직원 각자가 자신의 경력 개발 계획에 맞춰 다양한 직무를 경험할 수 있다”며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업무 태도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역량급제가 3년의 기간에 걸쳐 도입되는 등 LG CNS의 혁신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며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보상 체계 혁신을 위한 사내 핵심 인재들과의 소통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사장은 1984년 럭키금성상사(LX인터내셔널의 전신)에 입사해 약 40년을 LG그룹에서 일한 ‘정통 LG맨’이다. 2015년 12월 LG CNS 사장에 취임해 8년째 대표를 맡고 있는 장수 최고경영자(CEO)다. 재무통이면서도 IT업계 이해도가 누구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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