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선 현대차그룹이 조지아 신공장 계획을 발표한 직후 현지에 동반 진출해 있는 부품사를 ‘롤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에스엘, 화신, 아진산업, 대원강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체 대부분은 지난 1분기 비교적 양호한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화신(97억원→108억원)과 아진산업(77억원→113억원), 대원강업(-11억원→31억원)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고, 에스엘도 소폭 줄긴 했지만 견조한 영업이익(410억원)을 올렸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 벨트에 동반 진출해 있는 부품업체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현지 진출 업체는 상대적으로 현대차·기아가 아닌 다른 완성차 업체 물량도 수주하기 쉽다”고 분석했다.
조지아 신공장이 완공되면 미국 현지뿐 아니라 국내 부품 수출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2005년 ‘앨라배마 효과’에 이은 이른바 ‘서배너 효과’다. 2005년 산업 변방의 조그만 완성차 기업에 불과했던 현대차는 현지 생산을 통해 주요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그러자 국내 부품사의 수출도 늘기 시작했다. 2005년 미국에서 연 70만 대를 팔던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엔 150만 대로 판매량을 두 배로 늘렸다. 같은 기간 국내 부품사들의 대미 수출액은 488.3% 증가했다.
다만 조지아 생산기지가 전기차 전용으로 지어지는 만큼 부품사들의 전기차 전환 투자가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맞춤형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지난해 조사 결과 부품사들이 미래차 기술 개발에서 겪는 가장 어려운 점은 자금 부족(47.3%)이었다. 이어 연구 인력 부족(32.1%), 원천기술 부재(13.0%) 등이 꼽혔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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