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지만 국가 전략과 정책에선 상당한 신뢰도를 유지해 왔다. 사업 리스크가 수년마다 정권이 바뀌는 민주주의 국가보다 오히려 작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올가을 당대회를 앞두고 이런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5월까지 외국인의 중국 주식 순매도는 220억위안으로 집계됐다. 2014년 홍콩거래소를 통한 외국인 참여가 시작된 이후 연간 순매도는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당국은 외국인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놨다. 지난달에는 상장사들에 자사주를 사고 배당을 늘리라는 지시도 내렸다. 자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에 대한 압박을 마무리할 것이란 메시지도 수차례 내놨다. 하지만 외국인의 주식·채권 매도 행진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국은 급기야 채권정보 플랫폼에서 외국인 거래 정보를 별다른 설명 없이 삭제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정부에 대한 신뢰는 더욱 추락했다.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 국무원 부총리를 비롯한 고위 인사들이 “미국과의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수차례 밝혔다. 하지만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그때마다 “아직 중대한 문제가 남았다”며 브레이크를 걸었다. SEC는 “PCAOB가 중국 기업 조사권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조사가 이뤄질지는 모르는 일”이라고도 했다. 중국에 대한 불신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주중상공회의소는 중국 철수를 검토하는 자국 기업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그 원인으로 과도한 방역 통제를 꼽았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선 중국에서 공부한 외국인 대학생 40%가 ‘중국에서 일할 생각이 없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진지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가 곤두박질치는데도 ‘곧 나아질 것’이라는 메시지만 반복하고 있다. 외국인뿐 아니라 중국인들도 이민을 고려하자 중국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자국민 출국을 금지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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