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정기예금 3%시대…은행으로 돈 몰린다

입력 2022-06-01 07:13   수정 2022-06-01 16:32

#. 직장인 김예진(가명)씨는 최근 거리두기 해제로 씀씀이가 커졌다는 걸 깨달았다. 주말마다 친구들과의 약속이 빼곡히 잡히면서 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보릿고개가 오기 전에 추가로 은행에 30만원 정도 적금을 들어 지출을 줄여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주요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리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712조17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696조5990억원에서 한 달 새 15조5740억원이나 급증한 수준이다.

은행의 수신금리가 연 2%대를 앞두면서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중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1.87%로, 전월 대비 0.13%포인트 상승했다.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1.82%로 0.11%포인트 올랐으며, 정기예금 금리는 0.11%포인트 오른 1.81%를 기록했다.

5월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더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은행들이 일제히 수신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전날 KB국민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올렸다. KB더블모아 예금은 1년 만기 기준 연 2.55%로, KB국민프리미엄적금(정액적립식)의 경우 5년 만기 기준 최고금리가 3.75%로 각각 변경된다.

신한은행도 정기예금과 적립식 예금 36가지 상품의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했다. 'S드림 정기예금' 금리는 만기별로 0.2∼0.4%포인트 오르고,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1년만기)의 최고 금리는 연 4.6%로 높아졌다. '신한 새희망 적금' 최고 금리도 5%로, 0.3%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하나은행도 예·적금 등 총 22개 수신 상품의 금리를 최고 0.2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과 '주거래하나 월복리 적금'은 1년 만기 기준 최고 연 2.95%에서 3.20%로, 3년 만기 기준 최고 연 3.25%에서 3.50%로 각각 0.25%포인트 상향됐다. 중도해지를 하더라도 고금리가 적용되는 '369 정기예금' 1년제는 기본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돼, 최고 연 2.05%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도 22개 정기예금과 16개 적금 금리를 올렸다. 우리아이행복적금이 기존 1.55%에서 1.95%로 0.4%포인트 상승했다. 나머지 상품들은 0.1∼0.3%포인트씩 올라갔다. 농협은행은 거치식예금(정기예금)은 연 0.25∼0.3%포인트, 적립식 예금(적금)은 연 0.25∼0.4%포인트 인상했다.

인터넷 은행도 수신금리를 잇달아 올렸다. 케이뱅크는 가입 기간 1년 이상인 정기예금 금리를 일제히 연 3%대로 올렸다.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코드K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연 0.7%포인트 올린다. 이에 가입 기간 1년 이상 2년 미만은 연 2.4%→연 3%로, 2년 이상 3년 미만은 연 2.55%→연 3.2%, 가입 기간 3년은 연 2.8%→3.5%로 각각 변경된다.

카카오뱅크도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25%, 3년 만기 정기예금은 연 2.70% 금리를 각각 제공한다. 토스뱅크는 현재 2%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 입출금 통장 하나만을 운영 중이다. 토스 측은 "현재 금리 인상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시장 안팎에서는 주식 시장이 주춤한 양상을 보이면서 역머니무브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본시장 불안 및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 경쟁으로 역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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