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워가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번엔 제휴사의 탁송 콜을 연결해주는 중개 서비스를 선보인다. 탁송은 대리운전 기사가 동승자 없이 차를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직접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탁송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르면 이달 중순 ‘제휴 탁송 콜’ 서비스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서비스 개시에 앞서 현재 제휴 탁송 콜에 참여할 대리기사들을 모집하고 있다.
제휴 탁송 콜은 기존 전화대리업체는 물론 다른 탁송전문업체들이 콜을 보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모바일 앱 카카오T를 통해 기사에게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과정에서 기사들에게 프로그램 이용료가 별도로 부과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기사들 입장에선 탁송 콜당 수익률이 높아지고, 기존보다 더 많은 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콜이 대부분 야간에 집중됐던 대리운전과 달리 탁송은 낮 시간대에 집중돼 있어 기사들의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탁송 콜 중개는 로지소프트나 아이콘소프트 등 기존 전화대리업체가 대리운전과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였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자회사 CMNP(콜마너)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 제휴 콜에선 탁송 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그간 대리기사들과 콜 처리에 어려움을 겪어온 전화대리업체들의 지속적인 요청이 있어 제휴 탁송 콜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제휴 탁송 콜에 등록한 대리기사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제휴하고 있는 보험사들의 ‘탁송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해당 보험은 타사와 달리 건당으로 보험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기사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대리기사들과의 상생 차원에서 더 많은 기회와 혜택을 주기 위해 출시한 서비스인 만큼 탁송 보험료도 타사 대비 절반 수준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연령 및 사고 손해율 따라 변동되기에 기사마다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6년 카카오T 플랫폼 기반 호출 서비스로 대리운전 시장에 진입했다. 이후 플랫폼 콜 시장을 석권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전화대리 시장 1위 서비스인 1577 대리운전을 운영하는 코리아드라이브와 대리운전 배차 프로그램 업계 2위 업체인 콜마너를 인수하는 등 전화대리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내 대리운전 시장은 전화대리 시장이 80%가량을, 플랫폼 시장이 2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향후 중개 서비스를 넘어 탁송업에 직접 진출할지 주목하고 있다. 탁송업은 대리운전업과 달리 동반성장위원회가 최근 지정한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포함되지 않는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쟁사인 티맵모빌리티는 지난해 탁송 서비스를 개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실제 서비스는 선보이지 않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제휴 탁송 콜 서비스는 기존 전화대리 기사는 물론 탁송전문업체들도 이용할 수 있어 대리기사의 공급 풀(pool)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대리기사들의 수익이 증가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성수/선한결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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