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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습니다. 국제 유가가 장중 큰 폭으로 뛰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또 키웠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을 만나 인플레이션 대응을 주문했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3% 떨어진 4,132.15, 나스닥지수는 0.41% 하락한 12,081.39, 다우지수는 0.67% 밀린 32,990.12로 각각 거래를 마쳤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파월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Fed의 독립성을 보장하지만 물가 안정을 꾀하는 데 집중하라”고 당부했습니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백악관 회동 이후 “두 사람의 만남이 건설적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이 40년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기록 중인 가운데, 미국인 중 25%는 은퇴 시기를 미룰 정도로 인플레이션 대응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가가 뛴 탓에 은퇴 자금이 부족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 겁니다. 글로벌코테즈와 CNBC가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25일까지 공동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입니다.
“외식을 줄이겠다”(46%)거나 “식료품 쇼핑을 줄이겠다”(42%), “운전 횟수를 줄이겠다”(31%)는 응답도 많았습니다. 미국인들의 물가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는 방증입니다.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Fed를 대상으로 물가 억제를 압박해야 할 요인이 매우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강연에서 “향후 수 차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0.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에 대해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인플레이션이 2%에 가까워질 때까지 50bp 인상안 지지를 철회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5월 기준의 미국 소비 심리는 전달보다 하락했습니다.
비영리 민간단체인 컨퍼런스보드가 내놓는 소비자신뢰지수는 5월 기준 106.4로 집계됐습니다. 전달의 108.6을 밑돌았습니다. 다만 시장 예상치(103.9)는 웃돌았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 금리는 또 뛰었습니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85%로, 전 거래일보다 11bp 올랐습니다. 2년 만기 금리는 연 2.53%로, 6bp 상승했습니다.
국제 유가는 장 초반 급등세를 탔으나 결국 소폭 하락한 채 마감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0센트 밀린 배럴당 114.6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2달러 떨어진 배럴당 115.6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WTI와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각각 배럴당 120달러 안팎까지 치솟았습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부분 금지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산유량 합의에서 러시아를 제외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가 나오면서 하락세로 반전했습니다. 산유국간 증산 합의에서 러시아를 제외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OPEC 회원국들의 원유 생산량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나옵니다.
향후 증시 전망과 관련, 월가에선 비관적인 시각이 더 많습니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전략가는 “S&P500지수가 추가로 5% 상승하더라도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상승)에 그칠 것”이라며 “8월 중순까지 지수가 3400선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높다는 겁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Fed가 결국 나쁜 것과 더 나쁜 것 중에서 선택해야 할 수밖에 없다”며 “미 경제는 경착륙이나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둔화) 중 하나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6월 주가 변동성 더 클 것” ② 독일 60년래 최고 물가 ③ 또 떨어진 소비심리 ④ 70년대 초인플레 때 최고 투자 상품은? ⑤ “유니레버 주목” ⑥ 속옷 브랜드 수익 급증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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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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