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손해율 큰 폭 개선될 것…IFRS17 도입도 호재 작용"

입력 2022-06-01 15:08   수정 2022-06-01 16:09

올 상반기 손해보험업종 주가는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5월 말 기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 4개사 주가는 연초 대비 평균 17.4%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은행업종(수익률 -21.7%) 및 증권업종(수익률 -7.4%) 지수 수익률을 크게 앞질렀다. 이뿐만 아니라 코스피지수(수익률 -10.7%) 대비로도 우수한 수익률을 시현했다.

상반기 손해보험 업종 주가 상승의 배경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연초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차량 운행량 및 병원 이용량이 감소하며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시장 우려 대비 양호했다. 여기에 가파른 시장 금리 상승으로 주식시장 내 보험주 선호도가 강화되기도 했다. 내년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이 예정돼 있는데, 이 역시 손해보험사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이 부각돼 우호적 투자심리가 형성됐다.

하반기에도 현대해상을 비롯한 손해보험주 주가 흐름은 양호할 전망이다. 물론 손해율의 경우 거리두기 해제 등에 따른 손해율 정상화(상승)가 예상된다. 다만 이와 동시에 자동차사고 경상환자 진료 기준 마련, 백내장 수술 보험금 청구 기준 강화 등 제도적 개선안이 동반되면서 손해율 상승폭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현대해상은 하반기 경쟁사 대비 손해율 개선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해상의 5년 만기 실손보험 비중이 타사 대비 높기 때문이다. 이 상품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5년간 누적된 요율 인상분을 반영하기 시작해 본격적으로 위험보험료 증가 및 손해율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IFRS17 도입에 따른 이익 개선 기대 또한 하반기에도 주요한 투자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들은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고, 보험기간 전체로 안분한 미래보험 손익을 계약자서비스마진(CSM)이라고 하는 이익항목으로 반영하게 된다. 손보사들은 생명보험사들에 비해 과거 판매한 확정 고금리 상품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험 상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회계기준 전환 시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현대해상이 아직까지 수치를 동반한 구체적인 영향을 시장에 공개한 적은 없다. 다만 동종업계 다른 손보사에서 내년 IFRS17 전환 시 당기순이익이 30~4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한 사례가 있다. 따라서 비슷한 보험 계약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동사의 이익 또한 증가할 것이란 기대가 적지 않다.

마지막으로 배당주로서의 투자 메리트가 있다. 현대해상은 올해 추정치 기준 5% 이상의 배당수익률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처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배당에 대한 투자 수요는 하반기로 갈수록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은 그동안 꾸준히 배당성향을 확대해온 기업이기도 하다. 작년 코로나 반사효과에 따라 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배당성향을 전년 대비 소폭 늘리기도 했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26.5%로 전년(25.9%)보다 0.6%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일관적이고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동사의 이런 기록은 배당주로서의 메리트를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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