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과 헬스케어는 보험업계의 최대 화두다. 인구구조 변화로 보험산업의 성장세가 약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고객 건강관리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필수적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디지털 전환(DT)도 보험사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떠올랐다.
현대해상은 2018년 디지털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2019년 말 대표이사 직속 본부로 승격시켜 혁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기획과 실행, 연구 조직이 융합된 디지털전략본부를 중심으로 △내부 효율성 극대화 △신규 서비스 개발을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 △디지털 분야 파트너와의 제휴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 등 ‘3대 전환’을 추진 중이다.
현대해상은 2020년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음성봇을 활용한 보험계약대출 서비스를 도입했다. 모바일 거래가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 소외계층이나 업무 시간에 상담이 어려운 직장인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상담원과 통화하는 것처럼 AI를 통해 대출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해에는 네이버와 손잡고 AI챗봇 ‘마음봇’을 개발했다. 네이버에서 현대해상을 검색하면 검색 결과 화면에 AI챗봇 아이콘이 나타나 소비자가 별도로 보험사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챗봇 상담이 가능하다.
비대면 흐름에 맞춘 전자 청약 서비스도 도입했다. 별도 장치 없이 소비자의 스마트폰 기기를 활용해 지문 촬영만으로 보험 계약을 맺을 수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디지털 신기술을 확대 적용해 효율성과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상담 창구에서 종이 문서 없이 고객이 편리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창구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기존 종이 문서를 과감하게 없애는 디지털 기반의 페이퍼리스 환경을 구축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동참한다는 구상이다.
현대해상은 2019년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앱인 ‘하이헬스챌린지’를 선보였다. 스타트업과 제휴를 통해 고객에게 건강관리 방법을 제시해 준다. 질병, 영양 등 건강과 관련해 1 대 1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맞춤형 건강 정보, 라이브 운동 수업 등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건강관리 활동을 통해 수집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몰도 운영 중이다. 최근 건강관리 프로그램인 ‘메디케어 서비스’를 대폭 확대하기도 했다. 진료 예약, 간호사 동행, 치료 지원까지 제공해준다. 개편으로 지원 범위가 훨씬 넓어졌다. 어린이보험 가입 고객을 위한 ‘이른둥이(미숙아) 육아 케어’와 ‘365일 24시간 건강상담’ ‘이유식 상담’ 등 서비스도 선보였다. 전담 간호사가 가정에 방문해 육아 교육을 해주기도 한다.
현대해상은 디지털 생태계를 활용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20년 내놓은 온라인 소통 채널 ‘디지털파트너센터’에는 50개 스타트업이 등록해 현대해상과의 신규 상품 개발 및 서비스 제휴, 사업 협력 등을 논의 중이다. 보험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에는 펀드를 통한 간접 출자가 아니라 직접 투자하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핀테크·모빌리티·헬스케어·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했다. 인슈어테크(보험+기술) 대표 기업인 ‘보맵’, 모빌리티 플랫폼을 운영 중인 ‘마카롱팩토리’, ‘차봇’ ‘디어’ ‘케어닥’ ‘빌리지베이비’ ‘모션랩스’ 등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지분 참여했다. 이 밖에 라이프스타일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해라이프스타일’, 프랜차이즈 가맹점 관리시스템을 개발 및 운영하는 ‘외식인’ 등에 투자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재무적 이익만을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전략적 투자자로서 스타트업과 동반성장 및 협력 가능성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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