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찰 "유럽 마약 밀거래 중심지 됐다"

입력 2022-06-01 20:12   수정 2022-06-25 00:01


유럽이 코카인을 비롯한 세계 마약 거래의 중심지가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가 갈수록 마약 생산이 증대됐고 마약 가공 기술이 발전해서다.

1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경찰기구인 유로폴은 지난해 1년 동안 240t의 코카인을 압수했다. 2020년 압수된 214t에 비해 10% 이상 늘어났다. 경찰기구에선 마약 거래 추이를 압수된 마약의 양으로 추산한다. 코카인은 유럽에서 가장 소비량 많은 마약으로 추이 분석할 때 기준점이 된다.

유로폴과 유럽마약중독감시센터(EMCDDA)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최소 수백만 명이 약 105억 유로(약 14조 290억원) 상당의 코카인을 매입했다. 얀 오프 겐 오오르트 유로폴 대변인은 “점점 더 많은 양의 코카인이 남미에서 유럽으로 운송되고 있다”며 “콜롬비아에선 1년에 2000t의 마약이 생산됐고 이 중 60%가 유럽으로 유입됐다”고 밝혔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스페인 항구 등이 마약 밀거래의 요충지였다. 벨기에는 특히 2020년 안트베르펜 항구에서만 총 70t의 마약 거래가 적발되는 등 마약 암거래의 핵심 국가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럽은 마약 가공 기술이 발전하며 암거래의 허브가 됐다. 남미를 중심으로 마약 원료 생산이 증대됐고 유럽에선 독자적인 마약 가공 기술이 향상됐다. 코카인의 원재료인 코카잎을 가공해 다양한 방식으로 흡입하는 마약이 제작된 것. 중독성이 더 커지지만, 건강에는 치명적이라고 설명이다. 주로 남미에서 가공까지 완료돼 운송했다. 이제는 유럽이 마약 가공과정을 도맡고 있다.

마약 관련 범죄도 급증했다. 벨기에, 스페인 등 유럽 내부에서 마약 공급자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폭력 사건이 더 잦아졌다. EMCDDA는 코카인 소비량이 증가하자 유럽 내 살인, 납치 등 강력범죄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법조인, 언론인 등을 표적으로 삼은 폭력 사건도 늘었다.

오오르트 대변인은 “유로폴에 보고된 국제 범죄 조직 ‘죽음의 천사’는 지난해 자신들의 비리를 파헤치던 페터르 더프리스 기자를 살해한 배후로 꼽힌다”고 말했다.

유로폴은 2019년부터 유럽 전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마약 조직 단속을 시행했다. 20여명을 체포하는 등 단속을 강화했지만, 남미에서 넘어오는 마약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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