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투표 마감 직후 공개된 KEP(KBS MBC SBS) 공동 출구(예측)조사에서 이 고문은 54.1%,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는 45.9%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두 후보의 예상 득표율 격차는 8.2%포인트다.
정치권에선 당초 계양을 보궐선거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했다. 이 고문은 지난 대선에서 역대 민주당 계열 후보 중 최다 득표(1614만 표)를 하고도 최소 표차(0.73%)로 패배했다. 비록 대선에서는 졌지만 민주당 내 사실상 유일한 대선주자로 차기 대권에 재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 고문은 20~40대 여성이 주축이 된 소위 ‘개딸(개혁의딸)’ 등 열광적인 팬덤도 등에 업었다. 계양을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송영길 전 대표가 직전까지 5선을 했을 정도로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 고문을 공천하면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해 지방선거 총지휘권도 맡겼다.
경쟁자인 윤형선 후보는 ‘0선’의 정치신인이었다. 중앙정치에서 존재감은 거의 없었다. 국민의힘은 이 고문의 계양을 출마가 결정되자 윤희숙 전 의원 등 중량급 인사를 ‘자객 공천’하는 방안을 한때 검토하기도 했다.
선거전 초반은 예상대로 흘러갔다. 지난달 16~17일 시행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 고문과 윤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9.9%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그러나 중반으로 접어들수록 두 후보 격차는 눈에 띄게 줄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계양에서만 25년간 병원을 운영한 ‘지역 토박이’란 점을 부각했다. 이 고문을 향해서는 인천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데 명분 없는 출마를 했다며 이른바 ‘경기도망지사’ 프레임을 씌웠다. 이번 선거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불과 23일 만에 치러져 ‘견제론’보다는 ‘안정론’에 무게가 실렸던 점도 이 고문에겐 악재로 작용했다.
급기야 지난달 21일부터는 이 고문과 윤 후보가 ‘초박빙 접전’을 펼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여럿 나왔다.
민주당에서는 이 고문이 ‘대여 투쟁’ 전면에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수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해선 이재명이란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 고문이 큰 표 차이로 이기지 못했다는 점은 민주당 내 파워 게임에서 상당한 정치적인 타격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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