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방송 3사 공동 출구조사 결과 국민의힘의 '압승'이 예고되자 일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 위원장이 대국민 사과에 이어 '586 용퇴론' 등 쇄신안을 꺼내 들면서 당내 혼란이 불거진 데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1일 출구조사 결과 발표 이후 페이스북에 "박지현이라는 역대급 진상의 패악질은 분명히 복기해야 한다"며 "자기 지지자를 '진정한 개딸 맞냐'며 혐오하고, 다니는 곳마다 자당 정치인의 함량 미달을 탓했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민주당 망하도록 굿 벌이는 레거시 미디어들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주니 좋았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그 장단에 춤춘 저 철부지에게 경고라도 제대로 했냐. '그럴 거면 왜 나를 불렀냐'고 하면 '네가 스스로 메시아라고 생각하냐'고 맞받아쳤어야 한다"고 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도 박 위원장이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대선에 이어 두 번째 심판을 받은 게 아닌가 싶다"고 평가한 것을 두고 "애착 없는 이들이 선거를 이끌었는데 이길 리가 없다"고 했다.
황 씨는 "박 위원장의 해당 발언을 인용하면서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민주당이 심판당했다'고 마치 남의 정당인 듯 말한다"며 "내부의 혼란에다 비정상적 언론 상황에도 이 정도 성적이면 잘 싸운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10곳, 더불어민주당 4곳이 우세할 것이라는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KBS와 인터뷰에서 "대선에 이어 두 번째 심판을 받은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때도 민주당이 쇄신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고, 민주당이 대선에 이어 두 번째 심판을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국민이 민주당을 신뢰하지 못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쉽고, 무거운 마음으로 개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대선 이후 쇄신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된 윤석열 정부 견제론보다는 쇄신하겠다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렸어야 하지 않나 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5월 말께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및 출마 후보들에 대해 부진한 평가가 관측되자 586 용퇴론 등 민주당 쇄신안을 꺼내 들었다.
'90도 인사'도 마다하지 않으며 대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지만, 이후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등과 회의에서 고성이 오가는 마찰을 빚으며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지는 모습을 연출했다.
우여곡절 끝에 박 위원장과 윤 위원장은 본투표 이틀 전 손을 맞잡고 '원팀'을 외쳤지만, 지방선거에서 완패할 경우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이 '박지현 책임론'을 제기할 것으로 전망돼 박 위원장의 향후 정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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