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아남은 이재명…접전지 다 내줘 책임론

입력 2022-06-01 23:26   수정 2022-06-02 01:4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사진)이 대선 패배 후 석 달 만에 출마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극적 생환이 유력해졌다. 하지만 접전지를 다 내주고 자신만 살아남아 향후 정치 행보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2일 0시 기준(개표율 30%) 56.6% 득표율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43.3%)를 누르고 당선이 확실시된다.

정치권에선 당초 계양을 보궐선거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역대 민주당 계열 후보 중 최다 득표(1614만 표)를 하고도 최소 표차(0.73%포인트)로 패배했다. 비록 대선에서는 졌지만 민주당 내 사실상 유일한 대선주자로 차기 대권에 재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 위원장은 20~40대 여성이 주축이 된 소위 ‘개딸(개혁의딸)’ 등 열광적인 팬덤도 등에 업었다. 계양을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송영길 전 대표가 직전까지 5선을 했을 정도로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곳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상임고문을 공천하면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해 지방선거 총지휘권도 맡겼다.

경쟁자인 윤형선 후보는 ‘0선’의 정치신인이다. 중앙정치에서 존재감도 거의 없었다. 국민의힘은 이 위원장의 계양을 출마가 결정되자 윤희숙 전 의원 등 중량급 인사를 ‘자객 공천’하는 방안을 한때 검토하기도 했다.

선거전 초반은 예상대로 흘러갔다. 지난달 16~17일 시행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 위원장과 윤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9.9%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그러나 중반으로 접어들수록 두 후보 간 격차는 눈에 띄게 줄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계양에서만 25년간 병원을 운영한 ‘지역 토박이’란 점을 부각했다. 이 위원장을 향해서는 인천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데 명분 없는 출마를 했다며 이른바 ‘경기도망지사’ 프레임을 씌웠다.

이 위원장은 “예상대로 어려운 선거를 치렀다”며 “국민의 따가운 질책과 엄중한 경고를 낮은 자세로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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