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는 두바이투자청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조만간 쌍용건설 실사에 착수한다. 양측은 이르면 7월 말 주식매매계약(SPA)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거래 대상은 두바이투자청이 보유한 쌍용건설 지분 99.95%다. 거래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2015년 글로벌세아가 그룹 지주사로 출범한 뒤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시도해왔다. 2018년 STX중공업의 플랜트 사업부문(현 세아STX엔테크)을 180억원에 인수해 플랜트·건설사업에 뛰어들었다. 2020년에는 국내 1위 골판지 및 상자 제조회사 태림페이퍼와 태림포장을 7300억원에 인수했다.
글로벌세아는 제조업과 건설업 등 전통산업을 중심으로 M&A 기회를 물색해 왔다. 기존 주력인 섬유·패션 부문에 건설·정보기술(IT)·투자 부문을 더해 2025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글로벌세아그룹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3조5800억원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46억원이다.
글로벌세아는 자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및 투자 경험에 쌍용건설의 인지도와 역량을 더해 해외 시장에서 디벨로퍼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아상역이 진출한 중남미 국가 등에서 발전, 철도, 도로 등 인프라 사업과 도시개발 사업에 다양한 투자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회사인 세아STX엔테크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세아STX엔테크는 국내외 오일 및 가스 시설, 발전소, 신재생에너지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에 강점이 있다. 에쓰오일 온산 프로젝트 EPC 경험을 보유한 쌍용건설과 협업하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건설은 1977년 쌍용양회 건설사업부에서 독립해 쌍용종합건설로 설립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동성이 악화된 쌍용건설은 2014년 초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2015년 1월 두바이투자청이 인수하면서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경영은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김석준 회장이 맡고 있다. 두바이투자청은 경영권 인수 후에도 김 회장의 해외 네트워크와 수주 능력을 높이 평가해 계속 경영을 맡겨왔다.
쌍용건설의 지난해 매출은 1조4017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줄었다. 두바이투자청이 인수한 뒤 2016년부터 흑자 기조를 이어왔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 대유행 여파로 1108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박시은 기자 seek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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