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브리아테일리스크 ETF(티커명 TAIL)는 금융위기 또는 급락장을 대비해 만들어진 ETF다. 한마디로 테일리스크(확률은 낮지만 일어나면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위험)에 특화된 상품이다. 미국 달러와 국채를 주요 포트폴리오로 삼고, S&P500의 풋옵션을 매수해 방어 전략을 취한다. 풋옵션을 보유하는 목적 자체가 미국 주식 급락 가능성을 헤지(회피)하기 위한 것이다. 주식이 급락하면 옵션을 행사해 이익을 내고 평상시에는 국채 수준의 수익을 낸다.
TAIL ETF의 첫 번째 특징은 인버스 상품보다 적은 비용으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통상 비슷한 효과의 인버스 ETF 평균 운용 보수가 1% 내외이나, TAIL은 0.59%로 절반 수준이다.
두 번째 특징은 다른 자산이 아닌 ‘풋옵션’에만 집중해 위험을 회피한다는 것이다. 통상 하락장을 헤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구조화 상품은 부동산, 에너지, 인프라 등 다양한 자산을 담는 경우가 많은데, TAIL ETF는 풋옵션으로만 위험을 헤지한다.
세 번째 특징은 지수 상승 국면에서는 헤지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TAIL ETF가 일종의 보험료 성격의 ETF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낮은 확률로 일어나는 꼬리 위험에 집중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주식 상승 시 비용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위기가 발생했을 때 성과는 어땠을까. 먼저 2018년 12월 미국 연방정부 폐쇄 당시 S&P500지수는 9% 하락했지만 TAIL ETF는 11%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2~3월에 S&P500지수는 20% 하락한 반면 TAIL은 21% 상승했다. 최근의 하락장에서도 역주행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
미국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의 꼬리 위험에 대비한 캄브리아글로벌테일리스크 ETF(FAIL)도 있다. 선진·신흥시장의 통화(현금)와 국채를 주요 포트폴리오로 들고, 미국 외 글로벌 지역의 ETF나 지수에 대한 풋옵션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다만 TAIL보다 거래량이 적다는 것이 단점이다.
임은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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