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연속 보합을 유지하던 서울 집값이 0.01% 하락했다. 급매물이 증가하고 매수세가 감소하면서 서울 집값이 하락한 가운데, 그간 상승을 이어온 강남·서초·용산에서는 억 단위로 치솟은 신고가 거래가 쏟아졌다.
한국부동산원은 2일 5월 다섯째 주(30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가격은 0.01% 하락한 가운데 3주 연속 보합에 머무르던 서울 집값은 0.01% 하락으로 전환됐다. 경기와 인천도 각각 0.02%, 0.05% 내리며 수도권 집값은 전주 같은 0.02% 하락 폭을 유지했다.
서울 집값은 0.01% 하락했다. 강북에서는 △성북(-0.03%) △노원(-0.03%) △도봉(-0.02%) △강북(-0.02%) 등의 하락 폭이 컸고 강남에서는 △관악(-0.02%) △금천(-0.02%) △송파(-0.01%) 등이 하락했다.
하락으로 돌아선 서울 집값에 대해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보유세 기산일(6월 1일)이 도래한 가운데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등으로 급매물이 증가했고,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매수세는 감소해 서울 전체가 하락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조사 기간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1866건까지 늘어나는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6만1000건을 넘은 것은 2020년 8월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이다. 매물 적체가 심화하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개 구가 하락했고, 8개 구는 보합을 보였다.
서울에서 집값이 상승한 자치구는 △용산구(0.03%) △강남구(0.01%) △서초구(0.01%) △동작구(0.01%) 4곳에 그쳤다. 이들 지역은 장기간 집값 상승을 유지하고 있다. 용산구는 10주 연속, 강남·서초구는 11주 연속으로 올랐고 동작구도 5주 연속 상승세다.
이들 자치구에서는 집값이 억대로 뛴 신고가 거래도 이어졌다. 용산에서는 지난달 30일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40㎡가 110억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5월 종전 최고가에서 32억5000만원 올랐다. 서울 실거래 최고 매매가 기록도 경신했다. 이전까지 서울 아파트 최고 매매가는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06㎡와 '한남더힐' 전용 235㎡ 두 곳의 85억원이었다.
서초구에서는 방배동 '방배e-편한세상3차' 전용 198㎡가 지난달 26일 38억원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새로 썼다. 종전 최고가인 지난해 11월의 33억2150만원에서 4억7850만원 뛰었다. 같은 날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35㎡ 역시 54억5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직전 거래에 비해 1억5000만원 상승했다.
강남구는 도곡동 '타워팰리스2차' 전용 115㎡(46평)가 지난달 24일 31억원에 매매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일원동 '가람' 전용 84㎡도 지난달 26일 23억원에 팔리며 직전 거래보다 1억원 뛰었다. 이와 관련해 한국부동산원은 "용산구는 한남동 초고가 위주로, 서초구는 반포동 중대형, 강남구는 개포동 신축이나 논현동 위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집값은 전주와 동일하게 0.02% 하락했다. 인천이 0.05%, 경기는 0.02% 내렸다. 인천에서는 송도국제도시가 위치한 연수구가 매물 적체에 0.18% 내리며 하락을 주도했다. 서구(-0.05%)와 계양구(-0.03%), 동구(-0.03%)에서도 하락 거래가 이어졌다.
경기도는 이천시(0.28%)와 평택시(0.04%)가 직주근접 수요를 앞세워 각각 81주, 3주 연속 상승했다. 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고양 일산서구(0.11%)·일산동구(0.09%)·성남 분당구(0.05%)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시흥(-0.15%)·의왕(-0.12%)·화성시(-0.09%), 수원 영통구(-0.11%) 등은 매물적체 심화와 거래심리 위축 여파에 하락세를 보이며 경기 전체적으로는 약보합세가 유지됐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와 동일하게 0.01% 하락했다. 서울 0.01%, 인천 0.07%, 경기 0.01% 등 수도권 전 지역이 하락세를 보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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