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선경기에 브라질 1군 총출동시키고 실전처럼 경기를 해줬어요. 한국이 대패했는데 관중들은 브라질팀에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이게 스포츠맨십이죠."
지난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 축구대표팀과의 경기에 쏟아진 평가 중 하나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FIFA 랭킹 1위 브라질에 1-5로 완패했지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월드클라스 선수들의 멋진 경기에 찬사를 보냈다.
경기 전 최고 관심사는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의 출전 여부였다. 그는 지난 1일 진행된 훈련에서 다쳤다며 퉁퉁 부어오른 발등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공개했다. 이에 따라 경기 시작 3시간 전까지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하지만 우려를 깨고 네이마르는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뿐 아니라 78분을 뛰다 후반 33분 교체됐다.
경기장을 찾은 국내 팬들은 그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한국을 찾은 브라질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연일 화제였다.
놀이공원 에버랜드를 찾아 신나게 놀이기구를 즐기거나 밤에는 강남의 클럽을 찾아 1200만원어치 술값을 계산한 사연도 전해졌다. 네이마르는 경기 시작 전 애국가 제창 때 자신을 에스코트해준 한국 어린이가 실수로 왼손을 가슴에 얹고 있는 모습을 보자 살며시 오른손으로 고쳐줘 매너남에 등극했다.
에버랜드에서 직원들이 관람객들에게 인사하는 방식인 두 손을 공중에 들고 흔드는 동작을 카메라 앞에서 연신 취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 시청률은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시청률 전문기업 TNMS에 따르면 이날 저녁 7시 43분경부터 TV조선을 통해 중계된 경기 시청률 (유료가구 기준)은 전반전 14%, 후반전 17%를 기록하면서 각각 한 주전 동시간대 시청률 0.9%, 4.2%보다 무려 10% 포인트 이상 수직으로 상승했다.
1대0으로 뒤진 상황에서 전반 31분 황의조가 동점 골을 성공하게 하는 순간 시청률은 15.7% (TNMS 유료가구)를 기록했고, 이후 1대2로 대한민국 대표팀이 뒤진 상태에서 전반전이 마감되자 후반전 또 다른 동점 골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이 TV 앞에 몰려들면서 후반전 시청률이 전반전보다 상승했다.
국내 축구 팬들은 1-5 패배에도 양팀 선수에게 박수를 보냈다. 네이마르는 경기 직후 라커룸에서 한국의 축구 스타 손흥민과 유니폼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진은 브라질축구협회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일부 축구 팬들은 네이마르를 포르투갈의 크리스니아누 호날두와 비교하며 극찬했다.
호날두는 2019년 방한 때 기대하는 팬들의 기대와 달리 단 1분도 경기에 뛰지 않아 ‘노쇼(No Show)’ 논란을 일으켰다. 팬들은 당시 그가 귀걸이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경기용 양말을 신고 있지 않았던 점을 들어 출전할 계획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당시 공개된 (주최사인) 더페스타와 유벤투스 간 계약서에는 호날두 45분 출전 조항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는 결장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었다.
비난이 쏟아지자 아넬리 유벤투스 회장은 "호날두가 근육 피로 때문에 결장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날두가 중국 난징에서 경기한 뒤 48시간밖에 되지 않았다"며 "팀 의료진에 따르면 호날두는 근육 피로 때문에 쉬어야 했다"고 항변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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