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개혁을 주요 국정목표로 천명한 윤 대통령이 ‘청년 인재’에 주목하고 나선 것은 꽤나 고무적인 발상이다. 한경과 엑스포를 공동 주최한 교육·고용·중기부의 수장들이 한목소리로 ‘일하면서 배우는 직무교육 강화를 위한 제도 혁신’을 강조한 것도 시의적절했다. 하지만 그간 쏟아낸 정부의 고졸 인재 육성 계획이 언제나 ‘반짝 대책’에 그쳤다는 점에서 걱정이 앞선다.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된 ‘당당한 고졸시대 정책’들은 박근혜·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조금씩 동력을 잃었다. 2017년 50.6%이던 직업계고 취업률은 지난해 28.6%까지 곤두박질쳤고, 올해는 서울 소재 직업계고조차 10곳 중 7곳이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일회성 대책으로 단기 아르바이트 양산에만 치중한 데 따른 예고된 결말이다.
윤 대통령이 축사에서 “기업이 청년 인재들의 인큐베이터가 돼야 한다”고 당부한 대로 ‘맞춤형 인재 양성’은 기업과 어떻게 보조를 맞추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 생색내기식 접근을 답습한다면 이전 정부처럼 실패할 수밖에 없다. 기업이 인재 인큐베이팅에 나서도록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청년들이 선(先)취업·후(後)진학으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덮친 산업현장에선 일자리 미스 매치와 인력난이 심각하다. 스타트업 업계에선 베트남이나 필리핀에서 초급 개발자를 모셔 오고, 코딩학원을 돌며 될성부른 수강생을 입도선매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배달·택배로 숙련공이 대거 이탈한 조선사 역시 불법 체류 외국인이라도 써야 할 판이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같은 직업계고 지원은 일자리 해법인 동시에 ‘학력 인플레이션’으로 급증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방안이기도 하다. 지속 가능한 고졸 인재 양성 및 채용 구조 설계는 노동 개혁과 사회 혁신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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