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법카 의혹' 수사 급물살…경찰, 129곳 압수수색

입력 2022-06-03 17:31   수정 2022-06-03 23:59


지난 1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관련 음식점 등 129곳을 압수수색했다. 6·1 지방선거가 끝나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난 경찰이 이르면 이달 김씨를 소환조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은 이 의원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관련 수사도 하고 있다. 이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사건’ 등을 수사 중인 검찰 역시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이 의원과 관련해선 강제수사가 쉽지 않아 보여 이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대응이 주목된다.
‘법카 의혹’ 압수수색 나선 경찰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계는 지난달 중순 1주일간 김씨 등이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성남과 수원의 백숙 전문점, 초밥집 등 129곳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앞서 지난 4월 경기도청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제시한 영장에 김씨뿐만 아니라 이 의원을 ‘피의자’로 적시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식당 등을 압수수색한 건 맞다”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의 압수수색은 국민의힘과 경기도가 이 의원과 김씨, 전 총무과 별정직 5급 배모씨 등을 직권남용과 국고손실 등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국민의힘은 작년 12월 “김씨가 이 의원의 경기지사 재임 시기인 2018년부터 3년간 배씨를 수행비서로 뒀다”며 “사무관 3년 치 연봉이 ‘김혜경 의전’에 사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2월 “김씨가 음식 배달과 집안일 등 사적 심부름에 공무원을 동원하고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타인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게 한 의혹이 있다”며 이들을 직권남용, 강요, 의료법 위반, 허위공문서작성·행사, 국고손실, 업무방해, 증거인멸 등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경기도 역시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에 대해 특정감사를 벌인 뒤 3월 배씨를 횡령과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배씨가 경기도청에 근무한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법인카드 사용내역 전체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후원금, 대장동 수사도 속도 내나
이 의원이 관련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경찰은 이 의원이 성남시장 재직 시절인 2014~2016년 성남FC 구단주로서 두산과 네이버 등 대기업으로부터 후원금을 유치하고 인허가 편의를 제공해줬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분당경찰서는 지난달 성남시청 두산건설 성남FC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밖에 수원지방검찰청이 맡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와 서울중앙지검이 하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 등도 이 의원을 정조준할 전망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 의원은 보궐선거 기간 정부와 여당이 언급하지 않은 ‘전기·수도·공항·철도 등 민영화’에 반대한다고 주장해 허위사실 유포 등 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고발됐다.

다만, 이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이 됨에 따라 21대 국회 회기 중 불체포특권을 확보하게 됐다. 국회의원에 대해선 현행범을 제외하고는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도록 한 헌법에 따른 특권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하반기 국회 등 촉박한 국회 일정을 고려할 때 체포 동의는 물론 소환 조사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민기/수원=윤상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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