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관련 음식점 등 129곳을 압수수색했다. 6·1 지방선거가 끝나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난 경찰이 이르면 이달 김씨를 소환조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은 이 의원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관련 수사도 하고 있다. 이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사건’ 등을 수사 중인 검찰 역시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이 의원과 관련해선 강제수사가 쉽지 않아 보여 이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대응이 주목된다.
경찰의 압수수색은 국민의힘과 경기도가 이 의원과 김씨, 전 총무과 별정직 5급 배모씨 등을 직권남용과 국고손실 등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국민의힘은 작년 12월 “김씨가 이 의원의 경기지사 재임 시기인 2018년부터 3년간 배씨를 수행비서로 뒀다”며 “사무관 3년 치 연봉이 ‘김혜경 의전’에 사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2월 “김씨가 음식 배달과 집안일 등 사적 심부름에 공무원을 동원하고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타인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게 한 의혹이 있다”며 이들을 직권남용, 강요, 의료법 위반, 허위공문서작성·행사, 국고손실, 업무방해, 증거인멸 등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경기도 역시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에 대해 특정감사를 벌인 뒤 3월 배씨를 횡령과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배씨가 경기도청에 근무한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법인카드 사용내역 전체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수원지방검찰청이 맡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와 서울중앙지검이 하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 등도 이 의원을 정조준할 전망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 의원은 보궐선거 기간 정부와 여당이 언급하지 않은 ‘전기·수도·공항·철도 등 민영화’에 반대한다고 주장해 허위사실 유포 등 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고발됐다.
다만, 이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이 됨에 따라 21대 국회 회기 중 불체포특권을 확보하게 됐다. 국회의원에 대해선 현행범을 제외하고는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도록 한 헌법에 따른 특권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하반기 국회 등 촉박한 국회 일정을 고려할 때 체포 동의는 물론 소환 조사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민기/수원=윤상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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