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대문호 톨스토이의 교육론 "말 안듣는 학생, 혼내지 마라"

입력 2022-06-03 18:17   수정 2022-06-03 23:41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을 쓴 톨스토이는 초등학생도 다 아는 세계적인 대문호다. 폭력을 거부한 평화사상가로 그를 기억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톨스토이가 ‘교육자’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

《학교는 아이들의 실험장이다》는 톨스토이의 교육철학을 담은 ‘교육론’의 전반부를 국내 처음으로 번역한 책이다. 그가 활동하던 19세기 중반은 러시아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교육이 강압적으로 보급되던 시기였다. 이에 맞서 톨스토이는 어떤 폭력이나 강요도 없는 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교사와 학생은 상하관계가 아니라 평등한 관계라고 생각했다. 톨스토이가 설립한 야스나야폴랴나학교는 학생에게 어떤 체벌이나 속박도 강요하지 않았다. 그는 학생이 등교하지 않거나 교사의 말을 듣지 않아도 처벌하지 않았다. 그래야 창의적인 교육이 가능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학교는 아이들이 개성을 발현할 수 있는 실험장이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었다.

톨스토이는 교사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호통치고, 돈 거두고, 이따금 숙제를 내주거나 물어보는 교사들만 있어선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학생이 나오기 어렵다”고 했다. 야스나야폴랴나학교의 주된 수업 방식은 자유로운 대화였다. 학생들이 자유로운 인격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학교는 당시 귀족의 전유물이던 음악과 미술을 농민 자녀에게 가르치는 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톨스토이는 교사를 지도·감독하는 사람의 역할도 강조했다.

톨스토이는 다양한 학생의 개성과 사정을 고려해 학교에 더 큰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고 믿었다. 기성세대가 학문으로 여기는 것에 주목하기보다 젊은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톨스토이는 교육을 이렇게 바라봤다. “아이들 스스로 잠재력의 꽃망울을 틔우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라고. 그의 교육관은 21세기 한국 교육에도 분명한 길을 보여준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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