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영이 쇼팽피아노콩쿠르, 차이콥스키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클래식음악 콩쿠르로 꼽히는 퀸엘리자베스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신설된 첼로 부문의 첫 한국인 우승자가 됐다. 최하영은 2만5000유로(약 3400만원)의 상금과 함께 브뤼셀과 앤트워프 등 벨기에 전역에서 연주할 기회를 얻는다.
1937년 이자이콩쿠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퀸엘리자베스콩쿠르는 매년 바이올린과 피아노, 성악, 작곡, 첼로 부문 등이 번갈아 가며 열린다. 바이올리니스트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와 레오니드 코간, 바딤 레핌, 피아니스트 에밀 길레스, 레온 플라이셔,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 등 거장을 배출했다. 한국인으로는 2011년 홍혜란과 2014년 황수미가 성악 부문에서, 2015년 임지영이 바이올린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첼로 부문은 2017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 대회다. 이번 대회에는 152명이 지원해 12명의 결선 진출자가 가려졌다. 문태국 윤설 정우찬 최하영 등 한국인 연주자 4명이 결선에 올라 수상의 기대를 모았다. 결선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독일 음악가 외르크 비트만의 미발표곡을 연주하고 연주자가 선택한 협주곡을 브뤼셀필하모닉과 협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최하영은 연주하기 까다롭기로 유명한 비톨드 루토스왑스키 협주곡을 연주했고, 현지 매체 르수아르로부터 “과감한 선곡에 환상적인 연주”라는 찬사를 받았다. 최하영에 이어 이바이 첸(중국)이 2위, 마르셀 요하네스 키츠(에스토니아)가 3위에 올랐다. 다른 한국인 결선 진출자들은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하영은 우승 소감에서 “내 이름이 불렸을 때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며 “그 어느 경연보다 퀸콩쿠르 관객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연주 내내 음악축제에 참여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2006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최하영은 2018년 크시슈토프펜데레츠키 국제첼로콩쿠르 우승, 지난해 브람스국제콩쿠르 최연소 1위를 차지했다. 잘츠부르크크레메라타, 베를린심포니오케스트라, 폴란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했고 시티오브런던페스티벌, 크론베르크첼로페스티벌, 프라드파블로카잘스페스티벌, 암스테르담첼로비엔날레, 베르비에페스티벌 등의 무대에 섰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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