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의 대표 전문자격증 CFA(국제공인재무분석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CFA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3년 연속 급감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어 "코로나19 이전의 응시 규모에도 한참 못미친다"고 덧붙였다. 팬데믹 여파로 응시자가 줄어드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CFA는 금융권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 중 하나로 통한다. 통상 1000시간 이상 공부해 레벨1~3를 통과해야 CFA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금융 분야 종사자들에게 필수적인 관문의 일종으로 각광받아 왔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이후 CFA 레벨1 시험을 치른 응시자가 9만3000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8월까지 레벨1 응시생이 16만1000명에 달했던 것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마거릿 프랭클린 CFA 출제기관장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자격증 수요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의한 봉쇄 조치로 인해 많은 응시자들이 시험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게 됐고 앞으로 몇 달 동안 응시자 수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CFA 출제기관의 또 다른 고위 직원은 "금융권 종사자들의 높은 업무량, CFA의 낮은 합격률, 대유행과 관련된 혼란 등을 계기로 예비 응시생들 사이에서 해당 자격증이 그들의 경력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퍼지게 된 것 같다"고 했다. CFA 출제기관은 코로나19 이후 직원을 20%가량 감축하고 온라인 테스트로 전환했다. 이후 합격률은 지난 10년간 평균 41%에 비해 약 28%로 떨어졌다. 지난해 7월엔 22%의 학생들이 합격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CFA 시험이 처음 시작된 196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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