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를 끝마쳤을 때 호셜의 성적표는 2위보다 5타 앞선 1위였다. 넉넉한 격차였지만 호셜은 그의 우상인 니클라우스의 말을 따랐다. 자만했다간 이 정도 격차는 순식간에 뒤집어지는 게 골프란 걸 잘 알기 때문이다. 호셜은 끝까지 방심하지 않았고 2위와 격차를 유지한 채 우승컵을 품었다.
그는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1개, 보기 3개를 묶어 이븐파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적어내 2위 애런 와이즈(26·미국)를 4타 차로 따돌렸다. 호셜은 이 대회 호스트인 니클라우스를 향해 “당신이 말해준 대로 (경기)했다”며 웃었다.
호셜의 이날 그린 적중률은 61.11%, 페어웨이 안착률은 57.14%에 불과했다. 샷 감각은 그저 그랬지만 호셜은 흥분하지 않았다. 실수해도 무리하게 만회하려고 하지 않았다. 13번홀(파4)에서 그랬다. 티샷이 우측으로 밀렸는데, 무리하게 투 온 시도를 하지 않았다. 같은 조에서 경기한 와이즈가 두 타를 줄여 격차를 2타로 좁혔지만 호셜은 동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레이업을 한 뒤 파를 잡았다. 반면 13번홀에서 티샷을 훨씬 더 좋은 곳에 떨군 와이즈는 이 홀에서 한 타를 잃었다. 두 사람의 승부는 사실상 이 홀에서 끝났다.
승부에 쐐기를 박은 건 15번홀(파5)이었다. 호셜은 257야드 지점에서 날린 5번 우드 샷으로 그린에 올린 뒤 16m 이글 퍼트를 넣었다. 와이즈도 버디를 낚았지만 격차는 4타로 벌어졌다. 호셜은 이번 우승으로 PGA투어 통산 7승째를 달성했다. 지난해 3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 매치 플레이 이후 1년3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했다. 세계랭킹은 지난주보다 17계단 상승한 11위가 됐다.
임성재(24)는 ‘톱10’으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그는 최종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고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그가 톱10에 든 건 올 시즌 여섯 번째다. 김시우(27)는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공동 15위로 3라운드를 마쳤던 이경훈(31)은 이날만 10타를 잃고 6오버파 공동 53위에 그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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