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산 패널 관세 유예"…쨍하게 볕든 미국 태양광株

입력 2022-06-07 17:10   수정 2022-06-08 00:38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 들어 전통 에너지 종목에 스포트라이트를 내줬던 태양광 업체들이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4년까지 태양광 발전량을 현 수준의 세 배로 늘리기 위해 면세 조치 등 대대적인 지원 계획을 밝혀서다. 유럽에서도 태양광 발전량을 2025년까지 두 배 늘리기로 했다. 태양광 업체를 바라보는 투자업계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美 태양광 발전 세 배로 확대
6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상승주는 태양광 종목이었다. 이날 태양광 발전장비 공급업체인 숄스테크놀로지(21% 상승), 패널업체인 어레이테크놀로지(18%) 등은 급등했다. 진코솔라(8%), 캐내디언솔라(8%) 등 다른 태양광 업체들도 강세였다. 태양광 특화 ETF인 인베스코 솔라 ETF도 이날 4.26% 올랐다. S&P500지수 상승률(0.31%)을 능가했다.

미 행정부의 발표가 태양광 업체들을 웃게 만들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4개국에서 수입되는 태양광 패널에 2년간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3월부터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이들 4개국을 경유해 관세 부과를 회피하는지를 조사해왔다. 이로 인해 미국 내 태양전지판 수입량이 절반 이상 줄어들면서 태양광 산업이 위축되자 바이든 행정부는 아예 관세 면제라는 결단을 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할 때 동원했던 국방물자생산법(DPA)도 가동하기로 했다. 패널, 단열재, 열펌프 등의 태양광 관련 부품을 신속 조달하기 위해서다. DPA는 국가 안보에 필요한 물품을 생산 업체의 손실 여부와 무관하게 우선 조달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DPA를 적용했다는 건 바이든 행정부가 태양광 발전을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안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국은 현재 7.5기가와트(GW) 수준인 태양광 발전 능력을 2024년까지 세 배인 22.5GW로 늘릴 계획이다. 2035년까지 현재 3% 수준인 태양광 발전 비중을 최대 40%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EU도 태양광 발전 확대 추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난이 심해지자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 건 전통 에너지 종목이었다. 대표적 에너지 ETF인 ‘아이셰어스 미국 오일&가스 탐사&생산 ETF’는 이날 기준 주가가 연초 대비 61%나 올랐다. 반면 ‘인베스코 솔라 ETF’, ‘아이셰어스 글로벌 클린에너지 ETF’ 등 친환경에너지 ETF는 같은 기간 각각 2%, 3% 떨어졌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조치로 태양광 산업이 재평가받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로스캐피털은 이날 어레이테크놀로지의 투자의견을 보류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7달러에서 18달러로 끌어올렸다. 신 모건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이번 관세 유예 조치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산업은 발전소 규모 태양광 업종이겠지만 주거용 설비를 공급하는 회사도 급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에서도 호재가 나왔다.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는 지난달 18일 “2030년까지 에너지의 45%를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에서 확보하겠다”는 ‘리파워 EU’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신축 공공·상업·주거용 건물에 의무적으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2100억유로를 투자해 2025년까지 태양광 발전 용량을 현 수준의 두 배로 늘린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계획안이 EU 의회를 통과하면 미국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태양광 발전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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