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내정자는 지난 2019년 6월부터 여신금융협회장을 맡고 있다. 금융협회장이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1958년생으로, 서울 중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무부를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을 지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정책국장을 역임하면서 금융권 리스크 관리에 전문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무처장 시절엔 2011년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이후 예금보험공사 사장,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를 거쳐 여신금융협회장에 올랐다. 예보 사장 시절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에 나서면서 일부 성과를 거뒀다.
특히,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행시 동기라는 점에서 새 정부의 '경제 원팀' 구축에 적임자란 평가도 나온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금융권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쳐 전문성을 갖춘 김 내정자가 유력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대출 규제와 관련해선 대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중심의 가계대출 규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 정부는 생애최초 주택구입 가구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의 최대 상한을 기존 60~70%에서 80%로 완화키로 했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 외 가구의 LTV는 지역과 관계없이 70%로 단일화하는 방안은 주택시장 상황, DSR 안착 여건 등을 감안해 추후 고민하기로 했다. 기존 DSR 규제의 안착 상황 등은 감안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만큼, 예정대로 오는 7월부터 DSR 3단계는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김 내정자는 여신금융협회장을 지낼 당시엔 빅테크와 금융사간 '동일기능 동일규제'를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빅테크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다양한 경영활동을 카드사는 금융사라는 이유로 못 하고 있는 시스템은 여러 각도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추가로 3년에 한 번씩 정부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지정하는 현행 적격비용시스템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냈다.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금융산업의 혁신과 규제 완화 관련 정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 내정자는 앞서 내정된 김소영 부위원장과 손발을 맞추게 된다. 김 부위원장은 1967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 한국은행을 비롯해 아시아개발은행, 국제결제은행 등에서 자문위원을 지냈다.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선 경제정책본부장을, 당선 후엔 인수위원으로 참여해 핵심 경제 공약을 총괄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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