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3일 국고채 3년물은 장중 3.155%까지 오른 후 3.121%로 장을 마쳤다. 3년물 금리가 3%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달 6일(3.146%) 이후 한 달 만이다.
소비자물가지수가 5%대로 치솟으면서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반영되면서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하면서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외식 물가는 7.4% 급등하면서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은행은 5%대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지난 3일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6~7월에도 물가상승률이 5%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유가와 국제식량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수요측 압력이 더욱 커지면서 물가상승 확산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소비자들은 높은 기름값을 체감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1.36원 오른 L당 2025.21원을 기록했다. 국내 경유 가격은 지난달 24일(2000.93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0원을 넘은 데 이어 매일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도 전날 2032.04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2년 5월19일(2030.53원) 이후 약 10년 만에 2030원선을 넘은 것이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영향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37센트(0.31%) 하락한 배럴당 118.5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판매가격을 인상했다는 소식에 장중 한때 120.99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는데, 이는 지난 3월 초 이후 최고치였다.
당분간 5%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추가로 기준금리가 인상될 명분이 강해졌다는 평가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에는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예고돼 있는데, 이는 추가적인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물가 상승 기대 형성 요인엔 석유류제품, 농축수산물, 공공요금 등 비중이 높아 한은 입장에선 7월 금리 인상 명분이 확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추석 명절이 포함된 9월까지 5%대 물가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며 "한은은 7월과 8월 연속 인상을 통해 기대 물가 안정과 현실 경제에서의 물가 안정에 기여코자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