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07일 10:5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이 신선식품 배송 2위 업체인 오아시스마켓에 투자한다. 킴스클럽 등 이랜드그룹이 보유한 리테일 플랫폼과 오아시스마켓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오아시스마켓의 최대주주인 지어소프트가 보유한 오아시스 보통주 약 84만주(약 3%)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규모는 330억원으로, 오아시스마켓은 1조1000억원 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오아시스마켓은 국내 새벽배송 업체 중 유일하게 안정적으로 흑자를 내고 있는 회사다. 회원수는 100만명에 달한다. 한번 오아시스마켓을 사용한 고객의 재사용을은 높지만 쿠팡, 마켓컬리 등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신규 고객 유치 속도에 한계를 보여왔다. 이랜드를 전략적투자자(SI)로 맞으면 킴스클럽 등과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낮은 비용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세계, 롯데에 비해 신선식품 분야에서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는 이랜드그룹은 오아시스마켓에 투자해 이커머스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이랜드가 오아시스마켓이 보유한 생협 기반의 산지 직송 물류 체인과 배송 시스템과도 협업해 새벽배송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와 오아시스마켓은 이번 지분 투자로 신선 상품 공유와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연동하기로 했다. 또 신선식품의 효율적인 배송을 위한 풀필먼트(물류 시스템)도 상호 공유할 계획이다. 산지 신선상품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이랜드리테일의 킴스클럽 상품을 오아시스마켓의 온·오프라인 플랫폼에 판매하는 등 산지 개발과 신선상품 유통 시스템 구축에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 오아시스마켓의 시설투자 및 신사업 진출, M&A 등 대규모 사업 확장 시 이랜드그룹이 최우선 파트너로 투자 및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오아시스마켓은 이달 내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예심을 청구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국내 새벽 배송 업체 중 매년 안정적으로 흑자를 거두고 있다는 점을 최대 차별화 지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3억원의 흑자를 낸 것을 시작으로 2019년 10억원, 2020년 97억원, 2021년 5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45억원을 내며 IPO를 앞두고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매출 역시 매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 매출 989억원을 확보해 전년 동기 대비 26.0% 증가했다.
자체 현금으로 투자지출에 대응하면서 차입 부담도 점차 낮아졌다. 2020년 말 310%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2021년 말 69%로 낮아졌다.
5월 기준 회원 수는 96만명으로 집계됐다. 2년 전과 비교해 10배 이상 증가했다. 컬리, SSG닷컴 등 IPO를 준비하고 있는 전자상거래업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대중적 인지도는 낮지만, 충성고객과 흑자 기업이라는 장점이 최근 시장 상황에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지난 2월 홈앤쇼핑으로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오아시스의 기업가치는 약 1조200억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2020년 4월 벤처투자업계 1위인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1526억 원의 기업가치로 첫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머스트벤처스, 펜타스톤-코너스톤 PEF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2021년 7월 유니슨캐피탈로부터 7500억 원의 기업가치로 5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10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으로부터 각각 50억 원씩 총 100억 원 규모 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가 1조100억원 대로 불어났다.
오아시스는 앞서 지난 달 17일 기발행된 전환우선주(CPS) 약 82만주와 176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등을 전량 보통주로 전환했다. 5월 초 50대 1 비율로 액면분할을 진행하면서 교부된 신주의 상장일(16일) 직후 이뤄졌다. 이에 따라 오아시스 최대 주주인 지어소프트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 68.21%에서 50%대로 낮아졌다.
액면분할과 메자닌(주식 연계 채권)을 보통주로 전환하는 작업은 기업공개(IPO)에 앞서 실시되는 사전 정지작업이다. 올해 초 이사회의 독립성을 위한 겸직 해소 작업을 마무리하고 3월 심준용·김학민·신병호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며 이사회 정비도 마쳤다.
전예진/유창재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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