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유사한 로봇 피부' 제작 기술 나왔다

입력 2022-06-07 15:01   수정 2022-06-07 15:06


사람의 뇌는 1000억 개의 뉴런(신경 다발)과 1000조 개의 시냅스(뉴런 간 접합 부위)로 이뤄져 있다. 뉴런은 입력되는 신호에 따라 출력 신호를 모두 다르게 조절한다. 이런 구조를 모방해 전자 소자를 제작하면 매우 적은 에너지만으로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이를 '뉴로모픽' 소자라고 한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신현 교수팀은 안정성과 집적도가 높은 차세대 뉴로모픽 소자 '멤리스터'를 대용량 어레이(array) 형태로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멤리스터는 뉴런처럼 입력에 따라 저항 상태가 바뀌는 소자를 말한다. 사람의 문제해결 능력을 닮은 대용량 인공지능(AI) 컴퓨터를 실현할 수 있는 차세대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낮은 수율 때문에 아직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내부에서 저항 변화를 일으키는 구조물인 필라멘트가 무질서하게 만들어지고 붕괴하면서 동작하기 때문에, 제어하기가 까다로워 안정적 시스템을 만들기가 어려워서다.

최 교수 연구팀은 필라멘트 기반 저항 변화가 아닌, 산소 이온의 점진적 이동에 기반한 멤리스터를 자체 개발해 신뢰도를 높였다. 또 단위 소자를 통한 어레이 제작 기술을 확보해 400개 멤리스터를 집적했다.

연구팀은 이 소자로 특정 아미노산 서열을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항균성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뉴로모픽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음성 인식, 심전도 측정 등 순차적·시계열 데이터를 높은 효율로 처리하는 고집적 뉴로모픽 AI 시스템을 구현하는 원천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의 촉각처럼 외부 신호에 반응하는 로봇의 인공 촉각 신경, 사람의 귀처럼 소리를 전달하는 인공 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성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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