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유튜버, 文 사저 시위에 "박근혜 집 앞도 가겠다" 보복 예고

입력 2022-06-08 09:41   수정 2022-06-08 09:42


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가 보수 성향 유튜버 등이 문재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앞 시위를 철수하지 않을 시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사저 앞 보복 시위를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 등은 지난 6일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라이브 방송을 통해 "(보수 단체 등이) 일주일 내로 철수하지 않고 계속해서 이런 짓을 벌이면 너희들이 추종하는, 너희들이 존경하는 박 전 대통령 집 앞에 가서 너희들 이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소리가) 빵빵한 차도 2대 제작 중이다. (전직 대통령 사저 앞에) 떼거리로 몰려와서 시골 장터 마냥, 기가 막힌 현상"이라며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는 잘못하면 청와대 앞 등에서 집회를 할 수 있지만, 이미 퇴임한 이후에까지 쫓아온다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사상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집 앞에 가서 너희들이 하는 것 이상으로 해주겠다"며 "문 전 대통령이 아무리 미워도 동네에 사는 분들 생각해서라도 저럴 수 있나. 소리를 많이 낮춘 게 이 정도라는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구 달성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은 감옥 생활하다 풀려났는데, 반성을 모르고 자기가 위대한 정치가인 양 행동한다"며 "자기를 감옥 보낸 윤석열 (대통령)과 야합하고, 윤석열 정권에 부역하는 박근혜 규탄 집회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보수단체 시위가 벌어지는 데 대해 "글쎄, 뭐, 대통령 집무실(주변)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 다 법에 따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용산 대통령실 주변에도 시위가 법적으로 허용되는 만큼,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도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더불어민주당은 "시위를 빙자한 폭력과 테러를 방치해야 한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자연인으로 돌아가 조용히 살고자 하는 퇴임 대통령과 그런 대통령을 이웃으로 받아들인 평산마을 주민들에게 폭력적이고 비인도적인 괴롭히기가 가해지고 있다"며 "이것이 어떻게 국정을 총책임지는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정치적·정책적 의사 표현과 같은 무게인지 의아하다"고 했다.

이어 "양산 사저 앞 보수단체의 시위는 타인의 삶을 파괴하는 폭력적이고 비인도적인 테러이며, 이를 용인하는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의 고통마저 외면하겠다는 대통령의 옹졸함의 극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보수단체의 시위를 가장한 폭력과 테러를 엄정하게 대응하기를 바란다"며 "그렇지 않다면 양산 사저 앞 보수단체의 욕설 시위는 윤 대통령의 책임이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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