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한 달간 이틀에 한 번꼴로 소셜 미디어에 글을 게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위터를 중심으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소셜 언급량이 퇴임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6월 1일부터 9일까지 부정어 비율은 70%를 웃돌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물고 있는 경남 양산 사저 앞에서 시위가 계속되면서 논란이 일고, 지난 1일 지방선거 전후로 전 정권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퇴임 후 이달 9일까지 자신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총 15개의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틀에 한 번꼴로 게시물이 올라온 셈이다.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 15개 중 12개는 문 전 대통령 본인이, 3개는 비서실에서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문 전 대통령이 퇴임 전부터 "퇴임 후 잊혀진 삶을 살겠다"고 강조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소셜미디어 활동량이 왕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이후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대통령으로 끝나고 싶다"며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지난 3월 30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조계사에서 열린 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 법회 참석, 불로계 원로들을 만나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잊혀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했다.
지난 4월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선 퇴임 후에 대해 "그냥 보통 사람처럼 살 것"이라며 "현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특별히 주목을 끄는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4월 27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잊혀지시려고 엄청나게 노력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달 1~9일 부정어 비율 70% 넘어
문 전 대통령과 참모진의 말과 달리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한 달간 자신의 SNS 활동을 중심으로 대중과 언론의 큰 관심을 받는 모양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의 5월 합계 언급량(뉴스·블로그·트위터(리트윗 포함))은 총 61만600건으로 4월(41만3525건) 대비 47.7% 늘어났다. 이달은 9일까지 15만9648건에 달하고 있어 4월 언급량을 상회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 전 대통령의 5월 언급량은 4월 대비 뉴스와 블로그에서 각각 1529건(10.9%)와 246건(3%) 줄었으나 트위터에서 19만8850건(50.8%) 폭증했다. 이달 9일까지도 뉴스와 블로그 언급량은 각각 2421건과 1481건에 그쳤으나 트위터는 15만5746건에 달하고 있다.
4월과 5월에는 긍정적인 연관어 비중이 부정적인 연관어보다 2~4%포인트가량 많은 정도였다. 하지만 6월부터는 부정어 비율이 커질 조짐이 포착된다. 이달 1일부터 9일까지만 부정어 비율이 70%를 웃돌고 긍정어 비율이 30% 미만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딸 다혜씨 트위터 활동도 文 관심 높이는 요인
딸 다혜씨의 트위터 활동도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혜씨는 '이름 없는 꽃'이라는 계정으로 지난달 27일부터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 앞 시위와 관련해 "들이받을 생각하고 왔다" 등 비판 글을 작성했다 논란이 일자 삭제하기도 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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