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총리가 참석한 해당 모임에서는 이근 서울대 석좌교수가 ‘대전환기를 맞는 세계 경제와 한국의 대응’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새로운 발전 모델로 ‘역량증진형 국가’를 제시하면서 복지국가와의 차이를 “고기를 직접 잡아다 주는 것(복지국가)과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역량증진형 국가)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양지경제연구회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정운찬 전 총리가 의기투합해 1990년대 초 결성한 공부 모임이다. 학계 인사와 관료·기업인 등 3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한 총리는 상공부 국장 시절부터 참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특히 “현금성 지원 위주 복지정책을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출산·육아·교육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잠재성장률 하락을 막는 유일한 길은 노동시장의 효율성, 특히 여성 고용률을 높이는 것”이라며 “고용률을 높이는 복지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복지국가에서 제시된 각종 수당과 ‘기본소득’ 등 현금성 복지를 출산·육아·교육 등 사회 서비스 위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지원금 지급 일변도인 중소기업 육성책에 대해선 대기업과의 ‘역량 공유’를 주문했다. 삼성전자가 2015년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한 총리는 “생각의 폭을 넓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참석자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규제개혁 외 복지 등 분야에 대해선 아직 이렇다 할 청사진을 내놓지 못했다”며 “한 총리가 그런 고민의 연장선에서 의견을 들어본 것”이라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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