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해양바이오산업 육성 전략을 세운다. 해양수산부가 추산한 1조2000억원 규모의 해양 바이오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식품부터 의약, 화학, 에너지,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해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부산시는 8일 ‘부산 해양바이오산업 육성 전략 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는 부산시를 비롯해 지역 대학과 관련 기관은 물론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 해수부 산하 기관 관계자도 참석했다.
‘2020 국가 해양수산생물종 목록집’에 따르면 지구 생물종의 80%를 차지하는 해양생물 중 활용이 가능한 해양생물은 1%에 불과하다. 해양바이오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이를 활용한 다양한 기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발제를 맡은 정원교 부경대 의공학과 교수는 “해양 바이오메디컬 융합 기술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해양생물로부터 항염증·조직 재생 소재를 추출해 피부를 재생하는 효과를 내는 등 다양한 의료용 소재와 기기를 개발할 수 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해양 바이오 기술이 적용된다. 해양바이오산업이 본격적인 성장에 들어가면 수산물 가공 후에 생기는 뼈와 비늘 등 부산물에 따른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립과 소각 등 폐기물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미용 및 의료용 콜라젠 활용으로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와 레저를 아우르는 해양 치유 자원으로의 확대도 노려볼 수 있다. 부경대는 질환 개선 소재 및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SCIE급 저널 400편 이상 게재)와 함께 기능성 소재 발굴 및 제품화(특허 등록·출원 8편), 맞춤형 식품 개발 등의 성과를 냈다. 아울러 수치 모형 및 머신러닝 기반의 냉각수 방류에 따른 해양 영향평가 기법과 염습지 생태계 복원 기술 개발 등 해양 환경 보전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외에 부산대 한방병원은 굴, 톳 등 해조류 유래 성분을 활용한 근골격계와 소화기 임상 연구를 하고 있다. 갯벌 유래 생리활성 소재를 활용한 피부 미백 활성이나 비만 조절 등 다양한 대학과 병원에서 관련 연구를 수행 중이다.
부산시는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해양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 수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다음달 부산산업과학혁신원이 산업 육성 전략에 관한 연구용역을 진행한다. 지역 산업의 혁신 역량을 기초로 해양바이오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저해 요인과 극복 방안을 도출한다. 김병진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사업추진본부장은 “해양바이오산업을 부산의 주력 산업으로 보는 개념 대신 바이오산업의 한 분야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며 “해양 바이오 기술의 전·후방 공정과 바이오산업을 연계하는 축을 구상해야 해양바이오산업 육성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