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자국 내 핵시설을 감시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카메라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원자력청(AEOI)은 “IAEA가 우리의 협력을 당연하게 여긴다”며 자국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 수준을 감시하는 카메라 2대를 비활성화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2015년 P5+1(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독일) 과 핵합의(JCPOA)를 체결했다. 이 합의로 IAEA는 제약없이 이란의 핵 시설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파기를 선언하면서 협상이 무너졌다.
최근 IAEA는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비축한 순도 60%의 고농축 우라늄이 43.4㎏로 3개월 전보다 10㎏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핵무기 1기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양을 웃돈다는 설명이다. IAEA에 따르면 이란의 농축우라늄 비축량은 JCPOA 이후 규정된 제한치의 18배를 초과한다.
IAEA 관계자는 지난달 이런 사실을 공개하며 “이란이 자국 내 세 곳에서 발견된 미신고 핵물질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서방이 곧 있을 IAEA 회의에서 이란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준비하자 이란이 대응 차원에서 감시 카메라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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