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여행 위의 여행’이다. 매일 아침 다른 도시에서 눈을 뜬다는 기대, 망망대해를 가르는 새벽 공기, 오감으로 즐기는 액티비티와 화려한 파티. 시간은 한없이 게을리 흐르고, 어지럽던 일상은 뿌옇게 흐려진다.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경험한 사람은 없는 ‘크루즈 여행’이다.
다시 크루즈의 시대다. 해외 입국 제한이 풀리며 5월 항해를 재개한 크루즈는 세계 82개 선사, 347척이다. 1년 전인 2021년 5월 20개 선사, 48척에 비해 일곱 배가량으로 늘었다. 럭셔리 크루즈 여행의 대명사로 통하는 로얄캐리비안의 국내 출시 상품은 내년 상반기까지 예약이 줄을 잇고 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크루즈 여행의 묘미는 진정한 자유다. 선상에서 조깅으로 하루를 시작한 뒤 낯선 도시를 한 바퀴 여행하고 돌아오면 크루즈 안에는 공연과 레저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매일 새로운 음식을 먹고, 색다른 경험으로 빼곡히 채워가는 하루. 다른 여행에서 찾기 어려운 매력이다.
크루즈 위에선 모두 대범한 모험가가 된다. 16층에서 6층까지 이어지는 워터 슬라이드의 짜릿함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된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도 비키니를 입고 수영하는 모습을 보며 말할 수 없는 해방감을 느낀다.
크루즈 선사는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국내에도 기항지를 두고 있는 프린세스크루즈나 압도적인 선박 크기로 위용을 과시하는 로얄캐리비안,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카니발, 규모는 작지만 섬세한 서비스로 여행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홀랜드크루즈까지. 그 이름도 운항 코스도 저마다 색깔이 다르다.
한국 사람들이 선택하는 크루즈 첫 여행지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프랑스 파리 등 유명 해외 관광지를 모두 둘러볼 수 있는 지중해 코스가 많다. 해외여행을 자주 다녀본 ‘여행 고수’라면 노르웨이, 덴마크 등을 기항하는 북유럽 코스나 캐리비안, 호주, 해외 유명 골프 코스를 찾아가는 이색 크루즈를 탐닉한다.
럭셔리의 진수를 경험하고 싶다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로얄캐리비안의 23만t급 오아시스오브더시즈(Oasis of the seas)를 추천한다. 건물 18층 높이에 총 9000여 명이 한번에 탑승할 수 있다. 바다 위 수중공연 시설인 아쿠아 시어터와 공원을 그대로 옮겨온 센트럴파크, 인공 파도타기와 집라인, 브로드웨이 스타일의 뮤지컬 공연이 펼쳐진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즐거움을 갖춘 가장 호화로운 크루즈 중 하나다.
당장 떠나기를 원한다면 가까이 싱가포르 하버프런트를 시작점으로 하는 로얄캐리비안크루즈가 있다. 아시아 투어 크루즈 중 최대라는 로얄캐리비안의 17만t급 콴텀 클래스를 타고 4~5일 동안 말레이시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둘러보는 일정이다. 무엇이 됐든 어디가 됐든 크루즈에 승선할 때의 그 떨리는 마음은 일생일대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의 한 장면이 될 것이다.
이선정 여행팀 기자 sjl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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