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산소공급 시스템을 개발해 높은 수출 성장세를 보인 부산지역 기업 엔에프가 헬스케어사업에 진출한다. 가전제품에 산소공급 시스템을 결합해 본격적으로 내수시장을 공략한다.
엔에프는 국내 대기업 세 곳과 협약을 맺고 가전용 산소공급 시스템 시장에 진출한다고 9일 밝혔다. 그동안 병원(응급실 중환자실)을 중심으로 공급하던 의료용 산소공급 시스템 기술을 가전용으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공기청정기에 산소공급 기술을 적용하거나, 산소공급기 자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넣어 가정 내 공기 질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협약을 맺은 대기업의 유통망을 활용해 판매할 방침이다. 이상곤 엔에프 대표는 “공기 내 산소 비중을 1.5%포인트 올리면 설악산과 비슷한 공기 질이 만들어진다”며 “산소 농도가 오르면 혈액순환이 빨라져 면역력 개선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에프의 기술력은 해외 시장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수출 비중이 90% 이상인 엔에프의 지난해 매출은 110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30여억원) 대비 세 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치다. 주요 수출국은 인도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 10곳이다. 지난달에는 브라질과 350만달러 규모의 의료용 산소공급 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브라질은 이번 계약의 성과와 수요를 파악한 뒤 8424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추진할 뜻을 엔에프에 전달했다.
엔에프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 2만1487㎡ 규모 부지에 연간 10만 대의 산소모듈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지난해 3월부터 가동 중이다. 이 대표는 “산소공급 기술력을 기반으로 가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해 단가를 낮추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며 “올해 예상 매출은 350억원 규모로, 수출과 내수 비중은 절반씩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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