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시아 성향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한 외국인 3명에게 사형 판결을 내렸다.
9일(현지시간) 도네츠크 법원은 우크라이나 의용군 자격으로 참전한 영국 남성 2명과 모로코 남성 1명의 재판에서 전원 사형을 선고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한 외국인들에 대해 사실상 러시아가 내린 첫 사법판단으로 평가된다.
영국은 자국민들을 전쟁포로로 대우해야 하며 사형 판결은 부당하다고 즉각 반발했다. 이번에 사형을 선고받은 영국인 중 한 명인 에이든 애슬린은 시리아에서 쿠르드 군대에 가담해 이슬람국가(ISIS)와 맞서 싸운 경력이 있다. 이후 2018년 애슬린은 우크라이나로 건너가 현지 여성과 약혼했다. 러시아는 애슬린을 대표적인 외국인 가담자로 주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네츠크 법원의 이번 사형 선고에는 러시아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막상 러시아는 자국에서 1996년부터 사형 집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는 외국인들이 의용군으로 참전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을 매우 경계하며 의용군들을 훈련시키는 곳을 집중 포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에 가담했다. 이 중 일부는 전투 중 사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튜버 이근 씨가 우크라이나로 무단 출국했다가 지난달 말 귀국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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