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이 쏘아올린 '검월완박' 논란…검사 월급 어떻길래

입력 2022-06-10 09:55   수정 2022-06-10 17:03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사의 월급 규정을 없애는 법 개정 움직임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반 공무원의 보수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결정되지만 검사는 ‘검사의 보수에 관한 법률’로 따로 정하고 있다. 이게 형평성에 어긋나니 맞추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선 “준사법 기능을 갖춘 검찰의 독특한 속성을 고려하지 않는다”, “다른 국가도 판?검사 급여가 더 높다” 등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의원은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검사의 보수에 관한 법률 폐지안’ 공동 발의 공문을 의원실에 보내 의견을 받고 있다. 해당 안건을 공동 발의할 의원도 모집하고 있다. 검사 보수도 별도법이 아닌 국가공무원법에 의해서 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발의안의 골자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최 의원의 개정안 발의는 입법권을 남용한 ‘사적 보복’에 불과하다”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이은 노골적인 검찰 죽이기 행태”라고 반발했다.

이어 “검사의 보수를 법관과 같이 별개의 법률로 정한 것은 준사법기관으로서 사법권 독립 정신이 검사에게도 똑같이 요구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도 이번 법 개정안 움직임을 두고 “검월완박”, “검수월박”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 의원 측은 이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최 의원 측은 “검사만 여타 행정부 소속 공무원과 다른 징계제도와 보수제도를 운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맞서고 있다. 그는 “검사 직무의 특수성에 부합하도록 법 체계 내에서 보수를 정하고 관리하면 되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 "검사의 보수를 일반 공무원과 똑같이 적용하겠다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최 의원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 의원 측은 "공무원 보수규정에 보면 일반 공무원만 있는게 아니다. 경찰, 군인, 교원, 헌법연구관 등도 있으며 각각의 급여체계가 있고 연봉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도 행정부 공무원이기 때문에 별도 법이 있는 중복된 체계를 바로잡겠다는 게 법안 발의의 취지"라며 "급여를 조정하자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국내 검사들의 보수체계를 문제 삼았지만 주요 선진국에서도 검사와 일반 공무원에 다른 채용조건과 급여체계를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검찰 체계와 가장 비슷하다고 평가받는 독일과 미국에서도 검사가 일반 직원이나 다른 일반 공무원과 다른 채용 조건을 적용받고 있다.

독일의 경우엔 검찰 인사와 보수 자체가 사법부와 연동돼 있다. 독일은 공무원을 일반 공무원(A), 주요 부처 기관장 등 임명직(B), 교수직(W), 판·검사(R) 등의 그룹으로 나눠 서로 다른 보수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 판사와 검사가 같은 그룹으로 묶여 있다.

미국도 연방 공무원을 업무 특성별로 그룹을 세부적으로 나눠 서로 다른 급여 계획 코드(Pay Plan Code)를 적용하고 있다. 연방검사는 급여를 결정할 수 있는 독립적 권한을 가진 연방 기관을 의미하는 AD 코드에 속한다.

보수 역시 검사가 일반 공무원보다 많다. 한국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독일, 미국, 싱가포르 등 주요 국가들은 검사에 대한 급여 수준을 일반 공무원보다 높게 책정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공무원닷컴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초임 검사의 경우 월 370만원을 받는다. 연 4440만원으로 초임 법관과 비슷한 수준이다. 행정고시 출신 5급 공무원의 초임 월급(260만원)보다 110만원 많다.

미국 연방정부 등에 따르면 현재 뉴욕시에서 근무하는 2년차 이하 연방검사의 평균 연봉은 8만6898달러(약 1억900만원)로 석사 학위를 소지한 일반 뉴욕 공무원 전체 평균 연봉(6만3609달러)보다 36.6% 더 많다.

사법체계가 잘 발달한 싱가포르의 경우도 검사 평균 연봉이 15만 싱가포르 달러(약 1억3700만원)로 5만 싱가로프 달러 안팎인 일반 공무원 평균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준사법 기능을 가진 특정직 공무원인 검사에는 신분 보장, 징계, 수당, 연수, 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반 공무원과는 다른 법을 설계할 수밖에 없다”며 “단지 보수만 떼어내서 고치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검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검찰의 객관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법관에 준하는 처우를 하는 것”이라며 “최 의원은 검찰을 일반 행정 공무원과 똑같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것저것 따져보면 검사 급여가 일반 공무원보다 많은 것도 아니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지방 일선청의 평검사는 “검사는 야근해도, 주말에 출근해도 초과근무 수당이 없다”며 “당직이라 밤새 근무해도 비번도 없어서 바로 출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당까지 고려하면 5급 사무관이 검사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진석/김진성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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