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 나흘째를 맞아 전남 지역 수출 관문인 광양항이 '셧다운(가동 중단)' 상태를 이어가면서 대기업 사업장의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다.
10일 여수광양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간 이후 광양항의 수출입 컨테이너 반출입이 아예 막혀 물류가 오가지 못하고 있다.
총파업 이전 광양항은 하루 평균 4034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의 물동량을 기록했는데, 파업 이후 지난 9일까지 컨테이너 반출입은 '0'건이다.
사흘 동안 1만2000TEU가 정체됐다는 게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화물연대는 광양항 터미널 출입구를 컨테이너 차량 5대로 막고 비노조원 트럭 등의 출입을 저지하고 있다.
광양항 배후단지 출입구에도 노조원을 배치해 화물트럭의 진입을 사전 차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광양항의 주력 수출품인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가전제품,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타이어 등은 광양항 터미널로 들어가지 못한 채 공장에 쌓여가고 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관계자는 "냉장고 등 수출품이 계속 쌓이면 생산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파업이 장기화되면 다음 주에는 생산 일정을 조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총파업이 시작된 뒤 철강 제품 등 4만5000t을 출하하지 못했다.
석유화학 공장이 밀집한 여수국가산단에도 물류가 쌓이고 있다.
업체들은 화물연대와 협의해 긴급히 물류를 일부 이송하고 있지만 화물연대가 승인해준 이송 물량이 턱없이 적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종의 특성상 액체나 기체 물질은 곧바로 탱크로리에 옮겨 이송해야 하는데 운송 중단으로 공장 가동까지 멈추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여수국가산단의 한 업체 관계자는 "제품 반출은 물론 원재료를 받지 못해 제품 생산을 제때 못하고 있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물류 이송이 안돼 공장이 셧다운(가동 중단)되면 재가동까지 피해가 커질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광양=임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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