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값 인상 등을 이유로 고급 호텔 빙수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판매량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여전한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 트렌드에 빙수메뉴가 다양화된 것이 판매량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는 지난 5월 한 달간 빙수 판매량이 작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두 호텔에서 빙수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3년 이후 5월 판매량 가운데 최고치다.
고급 호텔업계는 올해 들어 빙수 가격을 올리고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의 쑥빙수와 비건빙수 가격은 작년 4만5000원에서 올해 5만원으로 11% 올랐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올해 망고빙수 가격은 5만7000원으로 지난해(4만8000원)보다 18.8% 인상됐다.
서울 소재 주요 5성급 호텔이 판매하는 고가의 빙수는 한정 수량으로 판매되지만 연일 품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국내 호텔 최고가 빙수였던 조선팰리스 서울강남 1914라운지바의 샤인머스캣 빙수는 하루 한정 판매수량인 20개가 매일 소진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가격 인상에도 빙수의 인기가 높아지는데는 '스몰 럭셔리' 문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고급호텔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호캉스(호텔+바캉스) 문화가 확산하며 빙수 제품은 고급호텔의 입문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며 "저렴한 사치재인 호텔 빙수를 소비하며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소비 경향도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빙수 인기가 높아지며 메뉴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는 내부 공모전을 진행해 올해부터 아보카도 비건 빙수, 토마토 빙수 등 신메뉴를 선보였다. 높은 가격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를 위한 1인 빙수 메뉴도 판매한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로비 라운지에서 1인용 망고빙수도 판매 중이다. 가격은 3만7000원으로 기존 2~3인용 빙수 대비 35% 가량 낮은 가격에 선보인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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