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화물연대의 이송 거부 투쟁에 따라 전국 12개 항만 중 울산항, 대산항, 포항항 등 세 곳의 컨테이너 반출입이 전면 중단됐다. 전남 지역의 수출입 관문인 광양항도 전날에 이어 컨테이너 반입이 중단됐다. 다만 22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긴급 제품 반출만 이뤄졌다. 다른 항구들의 컨테이너 반출입도 평소 대비 절반가량까지 급감했다.
광양항과 대산항은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향하는 물량이 대부분이다. 지난 7일부터 컨테이너 운송이 끊기면서 화물을 수출하거나 국내로 들여와야 하는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불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도 나흘째 철강제품 등 4만5000t이 출하되지 못했다. 다만 광양제철소가 있는 포스코의 경우 벌크선이 접안할 수 있는 자체 항만을 보유하고 있어 중소기업에 비해 피해는 덜한 편이다. 광양제철소는 국내 운송은 주로 화물트럭을 이용했지만, 파업이 길어지면서 일부 긴급 물량은 철도와 선박으로 이송하고 있다.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도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크게 줄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부산항 10개 터미널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7268TEU로, 지난달 같은 시간대 반출입량의 33.6%가량에 불과하다.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장치율도 이날 오후 6시 기준 77.3%로 지난달 평균(70.0%) 대비 크게 치솟았다. 통상 장치율이 80%를 넘으면 항만 내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으로 본다. 국내 전체 물동량의 75.6%를 차지하는 부산항이 마비되면 대부분 기업의 수출입이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까지 치닫게 된다.
육상 물류에서도 파업 나흘째를 맞아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라인은 나흘째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다. 하루평균 완성차 생산량 6000대가량의 울산공장 전체 가동률은 지난 9일 오후 50% 밑으로 떨어졌다. 하루평균 현대차 울산공장에 드나드는 납품 차량 1만1000여 대의 운전자 가운데 70% 이상이 화물연대 조합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공장에서 생산한 완성차를 공장 밖으로 운송하는 작업에는 국내사업본부 소속 사무직까지 투입하기 시작했다.
시멘트 공장은 사상 초유의 가동 중단 위기에 몰렸다. 충북과 강원 지역 시멘트 공장과 전국 유통기지의 벌크시멘트 트레일러(BCT) 차주 파업으로 출하 중단 사태가 이어졌고, 일부 이뤄지던 소규모 물량 반출도 화물연대의 방해로 막혔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는 습기에 약해 오래 보관할 수 없고 적치 공간도 많지 않아 이대로 가면 공장을 멈출 수밖에 없다”며 “공장을 세우면 다시 가동하는 데 1주일 이상이 걸려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고 했다.
강경민/이혜인/김일규/안대규 기자 kkm1026@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