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이 나흘째 이어진 10일 국내 항만 수출입 물류가 완전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광양항과 울산항, 대산항, 포항항의 반출입이 완전히 끊겼다. 부산항과 인천항의 컨테이너 화물 반출입량도 평시의 20~40%대로 떨어졌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생산·수출 모두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여수광양항만공사에 따르면 광양항은 화물연대 파업 개시 이후 나흘 연속 컨테이너 화물 반출입량 ‘0’을 기록했다. 광양항은 하루 4034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국내 순수출입 물동량 1위(환적 물량 제외 기준) 항만이다. 나흘 동안 약 1만6000TEU의 물동량이 멈춰 선 것이다. 광양항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터미널 출입구를 컨테이너 트럭 5대로 막아 놓은 채 비노조원 화물 트럭 진입을 저지하고 있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광양항 배후단지 출입구에도 노조원을 배치해 외부 화물 트럭의 진입을 막고 있다. 광양항은 차주의 화물연대 가입률이 90%에 이르는 등 화물연대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광양항을 통해 수출하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등은 출하를 중단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관계자는 “냉장고 등 제품이 공장에 계속 쌓이고 있어 다음주부터 생산 일정 변경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총파업 이후 철강 제품 등 4만5000t을 출하하지 못했다. 석유화학 공장이 밀집한 여수국가산단에도 제품이 급속도로 쌓이면서 업체들은 공장 가동까지 멈추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광양항 수출입 물동량의 70%는 광양제철소의 철광석과 철강, 여수산단의 석유화학 원료·제품이 차지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부산항도 이대로 가면 물류 기능 마비까지 5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며 “이번 주말에 뭔가 해법을 찾지 못하면 사태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수·광양=임동률/이혜인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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