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정치인·기업인·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원 X파일'을 언급한 데 대해 국정원이 11일 강한 유감을 표했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 여부를 떠나 원장 재직 시 알게 된 직무 사항을 공표하는 것은 전직 원장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직 원장의 국정원 업무 관련 발언은 정치적 목적으로 해석되고 국가 안보를 위해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국정원과 직원들을 불필요한 정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갈 수 있다"며 "앞으로 공개 활동 과정에서 국정원 관련 사항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자제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국정원직원법 제17조에 따라 전·현직 직원 누구나 비밀을 엄수해야 하며, 전 원장들 가운데 퇴임 직후 업무 내용을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한 전례도 없다고 덧붙였다.
박 전 원장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정원의 존안자료(인물에 대한 각종 정보), 이른바 X파일 대부분이 '카더라' 식이지만 공개되면 이혼당할 정치인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X파일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폐기해야 하는게 맞다"라고 주장했다.
X파일에 대해 박 전 원장은 "국정원은 박정희 시절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60여 년간 정치인, 기업인, 언론인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분들의 존안자료를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다"면서 "공소시효가 7년이기에 (법으로 다룰 수 있는 것은) 박근혜 정부 2년"이라고 했다.
박 전 원장은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일체 X파일을 생성하지 않았다. 그 내용을 보면 다 카더라, 소위 증권가 정보지에 불과한 내용들"이라며 "사실보다는 소문으로 상대를 겁박할 그런 것들"이라고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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