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재계에 따르면 고인의 빈소는 13일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고인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이창희 회장의 아들이다.
삼성가에서 ‘비운의 왕자’로 불린 이창희 회장은 1967년 삼성그룹을 떠나 새한미디어를 세웠으며 1991년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삼성그룹이 보유한 제일합섬(㈜새한) 지분을 넘겨받아 1995년 삼성그룹에서 분리, 1997년 12개 계열사를 둔 재계 순위 20위권의 중견 그룹인 새한그룹을 출범시켰다. 그의 어머니는 이창희 회장 작고 후 회장직을 맡은 이영자 전 회장이다. 장남인 고인은 34세에 부회장에 취임해 실질적으로 새한그룹을 이끌었다.
사양길에 접어든 비디오테이프·섬유 관련 필름 사업에 1조원 넘게 투자하면서 경영난이 시작됐다. 외환위기까지 겹치면서 그룹 주력사인 ㈜새한은 1999년 일본 도레이에 섬유·필름 부문을 매각했다. 2000년엔 워크아웃을 신청해 경영권을 채권단에 넘겼다.
고인은 당시 서울 이태원동 자택을 포함해 247억원 상당의 개인 재산을 회사에 출연하기로 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주요 기업에서 ‘새한’이라는 이름은 사라지게 됐다. ㈜새한은 웅진그룹에 넘어가면서 웅진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했고, 도레이새한도 사명을 도레이첨단소재로 바꿨다.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CJ, 새한, 신세계, 한솔 중 새한그룹만 공중 분해된 것이다.
고인은 2003년 분식회계를 통해 1000억원대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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